할말 좀 하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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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 좀 하고 삽시다

우리나라 헌법 제 21조에서는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언론·출판의 자유는 민주정치의 필수적인 사상표현의 자유이며, 소극적인 자유이기보다는 적극적인 민주정치의 구성원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언론매체를 통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는 존중되어야 하고 보장되어야 한다. 풀뿌리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러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고 올바른 여론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지역신문의 역할 중 하나이다.
지역신문의 여론(Opinion)란은 주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게재하는, 지면을 통한 주민 소통의 장이다. 군정 현안이든 사회상에 대한 문제든, 찬사든 비난이든 찬반양론 자유로운 개인의 의사를 펼칠 수 있는 장이다.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사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 지역발전의 길을 모색하자는데 그 취지가 있다.
그러한 지역신문의 역할에 충실하려는 매체 종사자들의 노력은 과연 얼마만큼 지역사회와 융화하고 있을까? 또 풀뿌리 민주주의는 어느정도 성숙되어 있을까?
어느날 이러한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송두리째 매도당하고, 언론매체를 불신하는 여론 앞에서 언론매체 종사자로서 회의를 느끼고 만다.
얼마전 본지에 군의 잦은 인사이동에서 오는 폐단을 지적하고 인사의 신중함과 현명함이 필요하다는 글을 기고한 한 주민은 일부 공무원의 불쾌감을 드러내는 말은 둘째로 치고 "본인이 그 글을 직접 썼느냐?"는 물음에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이는 우리사회가 그만큼 표현의 자유에 익숙하지 못한 폐쇄된 사회임을 반증하는 동시에 언론매체에 대한 불신마저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방해하고 쓴소리 하는 자를 백안시 하는, 서로 소통할수 없는 폐쇄된 사회로 역행하는 민주주의는 있을 수 없다.
한편 본지는 기자의 논지를 가공된 인물을 내세워 '독자 기고' 또는 '독자의 글'로 포장하지 않는다. 주민의 기고의사를 존중하고 쓴소리든 단소리든 그들의 뜻을 왜곡되지 않게 싣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본지가 또 쓴소리만 실었는가? 군정소식지가 주민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나와 우리 이웃의 시각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한 주민의 글을 실었고, 이어 소식지는 정겨운 고향이며 애향심과 자긍심으로 다음호를 기다린다는 한 향우의 찬사의 글도 실었다.
'여론'란은 언제나 열려있고, 기사에 대한 반박 글, 반대 의견 등을 모두 실을 것이며, 주민들의 소리를 기다리고 있다.
할말은 하고 사는 사회, 잘못된 것을 지적하는 자유로운 의사를 표현하고, 이를 폭넓게 수용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 우리 할말은 좀 하고 삽시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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