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이름 갖게돼서 기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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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이름 갖게돼서 기뻐요”

한국 이름 개명한 이주여성 황은경·장은주·김효리 씨

개명한 필리핀 출신 며느리들
이웃들 “이름 부르기 어렵다’
아이들 친구들에게 놀림거리도
새 주민증… “투표할 수 있어요”
지난해 한국 성씨와 한국이름으로 개명하고 새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필리핀 이주여성 3명이 나란히 주민등록증을 들고 활짝 웃었다.

황은경(33·이프뢸 라오렐), 장은주(31·사라 베르난디노), 김효리(21·로리타 벨라드)씨다. 모두 포도면 거주자.
한국 성씨를 갖게된 이들의 본관은 ‘영암’. 이들은 영암을 본관으로 한 성씨의 시조가 된것. 이들에겐 아직도 익숙치 않고 생소한 한국이름이지만 그래도 예쁜 한국이름을 갖게돼 기쁘다.

모두 한국에 온지 6년~9년째, 그사이 국적도 취득했지만 이름만큼은 쉽게 바꿀수 없었다. 발음하기 어려운 필리핀 이름을 부르느라 이웃들이 적잖은 불편을 겪은 것도 사실. 특히 나이드신 시부모님들이 이름을 부르는데 힘들어 하셨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이름으로 개명하고픈 이유는 또 있었다. 영암으로 시집온지 9년째인 장은주(張銀珠)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9살, 8살 두아이의 엄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엄마 이름이 이상하다고 친구들로부터 놀림을 받게된 것이다.

2005년 영암으로 시집 온 황은경(黃銀鏡)씨 역시 5살 4살 두 아이 엄마. 은경이라는 이름은 시아버지께서 직접 지어주셨다. “필리핀 이름으로 생활하는데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학교에 가게되면 혹시 놀림당하지 않을까 걱정도 됐어요” 그가 개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영암으로 시집온지 7년째인 김효리(金效利)씨는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는 6살 아이의 엄마. 지난해 국적 취득과 동시에 이름도 한국이름으로 개명했다. ‘효리’라는 이름은 신랑 친구가 지어주었다. 그는 지난해 국적 취득과 함께 새 이름도 갖게돼 더욱 기쁘다.

하지만 이들이 개명을 하는 절차는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법원에 개명신청을 해야하는 등 쉽지않은 과정에 비용도 꽤 들었다. 황은경씨는 법무사에 의뢰해 비용만 20만원이 들었다고 했다. 김효리씨는 법무사에 의뢰하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그때마다 몇 천원~몇 만원씩 지출한 비용이 많았고 절차도 복잡했다고 말했다.

인근 자치단체 해남, 강진, 장흥군이 이주여성들의 개명 지원사업으로 쉬운 절차와 비용을 지원하고 도움을 주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들이 개명과 함께 주민등록증을 갖게된 기쁨은 또 있다. 이번 선거에 한국이름을 가진 한 주민으로서 투표에 참여하게 된것.

이들은 “새 이름을 갖게된 만큼 한국생활도 새로운 희망을 갖고 더욱 밝고 즐겁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변중섭 기자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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