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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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노래

임영자

詩 마당
가을의 노래
임영자
동네 흙 길 질펀하게
봄비가 내리고 또 내렸다.
갈증의 깊이만큼 단단해진 땅속을
어머니 손길처럼 쓰다듬듯 내린 봄비
비탈진 밭고랑 도톰해진 두덩위에
초록 눈 보랏빛 잎 나란히, 나란히 심는다.
물고구마 보기만 해도 기겁을 하며
먹지 않겠다고, 속이 쓰려 안 먹겠다고
우리 집은 왜 이리 가난해서
끼니 때 마다 고구마뿐이냐고
어머니 가슴에 보라 꽃 멍울이
물드는 줄도 모르고 떼쓰던 아이
반백이 된 머리에 촉촉한 봄비 맞으며
뒷산 뻐꾸기 구슬픈 가락 따라
고구마 줄기 둑 마다 심는다.
어머니 꽃 심는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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