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蓮)과 이야기하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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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연(蓮)과 이야기하며 삽니다”

연재배 상품성 수익성 월등

1만2천평 연밭 조성

영암읍 장암리 유서깊은 마을 넓은 들녘에 조성된 연(蓮)밭 1만 2천평. 그 넓은 연밭에서 연들과 이야기하며 사는 사람이 있다. 연 영농조합법인 ‘연이야기’ 대표 고정문(63)씨는 자신의 논 21필지 1만2천평에 올해부터 벼 대신 연을 심었다.
“논에 나락을 심어야제 배가 부르제, 논에 연을 심어서야…”, “꽃을 보고 밥먹을수 있느냐”라는 주변의 걱정해주는 말에도 불구하고 고정문 대표는 연에 대한 열의로 연을 심었다.
한창 연꽃이 봉우리를 터트리는 요즘 고정문 대표는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사는 재미를 연에서 느낍니다. 아침 저녁 운동 삼아서 연밭을 돌며 연과 대화를 나누며 살지요”
22필지 연밭을 한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가량. 그는 그 시간이 행복하다. “연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인 그때는 은은하게 번지는 연꽃 향기를 맡으며 “나도 모른새 훌쩍 컸구나”라고 연과 대화를 나눈다.
다양한 연음식 개발
그는 4년전부터 논 한 필지(400평)를 이용해 연을 시험재배하며 연의 상품성과 수익성을 타진했다. 수익성을 확신한 그는 올봄 자신의 논에 모두 연을 심어 연밭을 조성했다. 연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연을 이용한 먹거리 개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연잎밥, 연잎떡볶이, 연떡, 연근동치미, 연근된장 등 다양한 연음식을 연구하고 개발하고 있다. 올해 자신이 개발한 일부 연음식을 식품판매허가를 얻어 생산하고 판매할 계획이다.
연음식에 대해서는 이미 전문가로 정평을 얻었다. 고 대표는 2007년 남도음식축제에 연떡, 연장아찌, 연구절판, 연조림 등 연요리 18가지를 출품해 호응을 얻은바 있다.
기자에게 “한번 먹어보라”며 건네준 연근된장 맛은 된장 속에서 짭쪼름하면서 아삭아삭 씹히는 연근 맛이 일품이었다. 연근된장은 그가 창안한 특별한 식품으로 연의 본향 무안에서도 아직 식품으로 개발하지 못했다.
올 가을 연근 판매만으로도 고수익이 예상된다. 쌀재배 보다도 동면적 수익성이 더 높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매년 남아도는 쌀, 폭락하는 쌀값을 보며 고민하던 고 대표가 수익성과 식품개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연을 대체작물로 선택한 것이다.
전통차 연구 10여년째
고 대표는 연 뿐만아니라 전통차(茶) 연구에 10여년간을 몰입해 온 차 연구가다. 그가 직접 재료를 채취하고, 제조한 전통차가 10여종이나 된다. 연꽃차, 연잎차, 국화차, 뽕피차, 끄지뽕차, 비파차, 민들레차, 보리잎차 등 다양하다.
그중에서 그가 가장 공을 들이는 차가 연꽃차다. 수년간 연을 시험재배하면서 연꽃차 만큼은 가장 자신있게 만드는 노하우를 쌓았다.
흰 청자 수반에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우려낸 백련차는 연꽃차 특유의 맛과 향긋한 향이 일품이었다. 무더운 날 뜨거운 차보다도 시원한 차맛은 더욱 일품.
“연꽃차 한 잔을 음미하면 마음의 근심걱정이 모두 날아갑니다. 모든 차마다 독특한 맛과 맛과 향,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삽니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장암마을에서 연과 이야기를 나누며 살아가는 고 대표는 천연염색 동호회, 문화원 국악단 회원, 기술센터 국화동호회, 생활개선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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