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수요예측 헛점 투성이 군민요구 의도적 묵살 의구심
영암-순천 고속도로에 영암 나들목(IC) 개설을 촉구하는 ‘7만 군민 서명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영암IC의 신규설치는 물론 기존 영암영업소 회차로에 광양방면 유출입 연결로를 신설하는 방안 모두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는 한국도로공사의 검토보고서가 나왔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교통수요예측에서 삼호읍의 인구를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크게 감소할 것으로 판단하는 등 엉터리 근거자료를 토대로 하고 있어 군민들의 IC개설요구를 묵살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더구나 영암-순천 고속도로는 올 연말이면 대부분의 구간공사가 완료되고 ‘2012 여수 세계박람회’(5월) 전인 내년 4월 완전 개통될 예정이어서 영암군조차도 영암IC 개설은 불가능한 일로 판단하는 등 군민들의 여망이 특별한 노력한번 없이 물거품 될 위기에 처했다.
한국도로공사 목포광양건설사업단이 본보의 영암IC 개설 필요성에 관한 보도가 이어지던 지난 2월 작성한 ‘고속국도 제10호선 목포-광양간 건설공사 영암군관내 학산나들목 검토보고서’는 현재 영암영업소가 설치된 학산IC에 종전대로 광양방면 진입이 불가능한 업-다운(Up-Down)램프 방식을 유지하는 제1안과 이를 개선해 광양방면 진입 및 광양방면에서 영암으로 진출도 가능하게 개선하는 제2안, 영암영업소를 지방도 819호선 연결지점으로 이설하는 제3안(군민 요구안)에 대한 경제적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접근성에 있어서는 전남도청↔영암방면의 경우 1,2안은 동일했으나 3안의 경우 (1안보다) 통행거리 0.9km, 소요시간은 1.5분 단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영암방면은 1,2안은 동일했고 3안의 경우 거리는 같았으나 1.1분 단축효과가 있었다. 광양↔영암방면은 2안의 경우 통행거리 0.3km, 소요시간 2.0분의 단축효과가 있었고, 3안의 경우 통행거리 4.8km, 소요시간 5.6분의 단축효과가 있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2안은 평균 0.1km와 0.7분, 3안은 1.9km와 2.7분의 통행거리 및 소요시간의 단축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나들목이 설치되는 세력권 인구분석에 대해 보고서는 최종목표연도인 2031년에 6개 읍면 세력권 인구합계는 3만2천315명으로 현재보다 무려 25.4%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삼호읍 인구도 2008년 2만881명에서 2031년 1만5천570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았다.
또 2안과 3안에 따른 교통수요는 학산IC-강진IC 교통량이 11.1-11.8%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으나 이에 따른 교통영향 변화정도는 미미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인구 및 교통량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경제성 분석결과 2안의 경우 추가사업비로 50억원이 소요되나 2031년 광양방면 유출입 연결로 신설로 인한 이용교통량이 하루 956대 수준에 불과해 NPV(순현재가치, 투자가치를 뜻한다)가 -22억8천600만원으로 예상되는 등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보았다.
또 군민들의 요구안이기도 한 3안의 경우 추가사업비로 220억7천만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으나 이용교통량은 2031년 하루 1천129대에 불과해 NPV는 -164억800만원으로 나타나는 등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분석했다.특히 보고서는 지방도 819호선 교차지점에 IC를 설치할 경우 연간 10억8천만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다고 예측했다.
결국 이 보고서는 “고속도 주변 영향권의 향후 관광벨트 개발계획, 낙후도가 높은 지역의 잠재적 개발성, 주말 또는 성수기의 집중도 등 잠재적인 교통유발수요를 고려하더라도 현재의 시설규모로도 충분히 수용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접근체계상 제1안으로 유지하더라도 접근성이 약간 미흡하나 그 효과정도는 미미하며 경제적 타당성 부족, 영업손실 발생, 중복투자 우려 등으로 이해 2안과 3안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군 박영수 건설방재과장은 지난 18일 열린 영암군의회 제196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군정현안에 대한 보고를 통해 현 업-다운(Up-Down)램프 개설(제1안)을 위해 도로공사와 맺은 업무협약을 염두에 둔 듯 “행정공신력 이행차원에서 우선시행해야 한다”며 기존 계획만을 재탕하는 식의 보고서를 내놓아 아쉬움을 남겼다.
박 과장은 또 “영암-순천 고속도로 공사는 내년 4월이면 완공되기 때문에 끝나가는 사업이고 이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영암IC를 새로 건설하기 위한 예산편성은 사실상 어렵다”면서 “고속도로 개통 후 5년 단위로 시설확충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는 만큼 그 때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혀 김연일 의원 등으로부터 “전혀 고민한 흔적이 없다”는 질타가 이어지기도 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