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학산나들목 검토보고서’ 내용과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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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학산나들목 검토보고서’ 내용과 의미

학산IC 보완·영암영업소 이전 모두 타당성 결여 주장

삼호인구 감소예측 등 교통수요분석 엉터리 짜맞춘 듯
한국도로공사가 군민들의 영암IC 개설요구가 이어지자 지난 2월 ‘고속국도 제10호선 목포-광양간 건설공사 영암군관내 학산 나들목 검토보고서’를 작성했다. (주)대경이엔지(대표 윤병엽)가 도로공사 목포광양건설사업단에 제출한 이 보고서는 학산IC 영암영업소에 차량 유출입시설을 업-다운(Up-Down)램프형으로 설치하는 현행안(제1안)과 네 방향 유출입이 가능하도록 다이아몬드형으로 설치하는 변경안(제2안), 영암영업소를 지방도 819호선 접속지점으로 이설하는 이전안(제3안 : 군민 요구안)을 비교분석했다. 검토보고서의 주요내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편집자註
검토방안 주요내용
도로공사가 검토한 제1안은 현재 추진 중인 안으로 영암-순천 고속도로와 리도201호선을 업-다운 램프형으로 연결하는 불완전 입체형식이다.
이 안은 서해안고속도로와 연결된 국도2호선대체도로를 타고 영암-순천 고속도로에 진입하기 전 연결도로를 이용해 노동마을로 진입할 수 있게 했고, 반대로 지방도 819호선을 이용해 노동마을까지 온 차량들은 국도2호선대체도로로 진입해 서해안고속도로까지 갈 수 있게 설계돼 있다.
따라서 군민들이나 영암을 찾은 관광객들은 영암-순천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없고, 강진의 성전IC를 이용해야 한다. 또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기 위해 업-다운 램프를 이용해 국도2호선대체도로로 진입한 차량들은 영암영업소를 통과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군민들이나 본보는 새로운 영암IC 개설이 절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제2안의 경우 제1안이 목포방향으로만 유출입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을 다이아몬드형으로 바꿔 광양방향으로의 유출입도 가능하도록 만드는 방안이다. 불완전 입체형식이기는 하지만 군민들이나 관광객들에게 고속도로 이용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암군으로서는 차선책으로 간주할만하다.
제3안은 아예 영암영업소를 영암의 간선도로이기도 한 지방도 819호선과의 교차지점에 이설해 완전입체형식의 차량 유출입시설을 만드는 방안이다. 군민들이 요구하는 안이기도 하다.
이들 방안 가운데 제1안은 6억7천만원의 공사비 추가부담이 발생했고, 여기서 제2안으로 변경할 경우에는 50억원의 공사비 추가부담이 발생하는 것으로 도로공사는 추정했다. 또 제3안은 공사비 193억3천만원과 용지비 27억4천만원 등 모두 220억7천만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접근성 및 교통수요예측
보고서는 영암 관내 주요도로인 국도2호선과 지방도801호선(삼호-성전), 지방도819호선(학산-군서) 등의 서비스 수준을 ‘B’이상으로 평가하며 소통이 양호하다고 보았다.
또 학산IC 주변도로의 통행특성 현황 검토결과 국도2호선은 교통량이 0.7-3.3%의 증가추세를 보인반면 지방도819호선은 2.6%의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통량이 가장 많은 요일과 월은 토요일과 10월로 나타났으나 급격한 통행량의 증가패턴은 없다고 보았다.
교통수요에 있어서도 영암-순천 고속도로 세력권(영암읍, 삼호읍, 군서면, 서호면, 학산면, 미암면 등)은 2008년 기준 인구가 4만3천337명으로 집계됐으나 기준연도인 2031년에는 3만2천315명으로 무려 25.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도로공사는 이로 인해 학산 나들목을 변경설치하거나 이전설치하는 경우 광양방면의 유출입시설이 신설되어 학산IC-강진IC의 교통량이 11.1%-11.8%가량 증가하는 효과가 있지만 그에 따른 교통영향 변화정도는 미미하다고 결론 내렸다.

종합검토결과
교통현황측면에서 볼 때 학산IC 주변에는 급격한 교통량 증가패턴은 없는 것으로 조사돼 영암-순천 고속도로 현 시설(제1안)로도 충분히 수용 가능할 것으로 도로공사는 판단했다.
접근체계측면에서도 도로공사는 제2안과 제3안에 따른 거리 및 시간단축효과가 극히 미미해 현 상태로도 주요간선도로와 접근성 및 이동성은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교통수요측면에서도 학산IC 세력권 인구가 2031년이면 감소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고, 고속도로 영암IC-강진IC구간은 교통량이 하루 8천595대-1만240대로 가장 적은 구간이어서 추가적인 공사비 투입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분석을 토대로 한 경제성평가결과 제2안의 경우 순현재가치(NPV, 투자가치를 말한다)가 마이너스 22억8천600만원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3안의 경우 NPV가 마이너스 164억8천만원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더욱 없는 것으로 나타났을 뿐 아니라 연간 10억8천여만원의 영업손실까지 발생할 것으로 도로공사는 분석했다.
검토보고서 문제점
첫째로, 도로공사 보고서는 군민들의 영암IC 개설요구에 대한 불가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자료로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보고서는 ‘향후 관광벨트 개발계획, 낙후된 지역의 개발 잠재력 등을 고려했다’고 밝히고는 있지만 그 흔적을 찾기 어렵다.
실례로 보고서는 학산IC 세력권으로 분석된 삼호읍의 경우 인구가 2008년 2만881명에서 2031년 1만5천570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F1 코리아 그랑프리, J프로젝트, 대불국가산업단지 등을 감안할 때 이는 전혀 객관성이 없다. 오히려 인구가 늘 전망이고 실제로 해마다 증가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보고서는 관광객과 군민들의 고속도로 이용불편 및 경제적 부담은 전혀 고려대상에 넣지 않았다. 학산IC가 현행대로 개통될 경우 세력권에 있는 관광객과 군민들은 멀리 강진 성전IC까지 우회해야 한다. 국도2호선이 아무리 소통상태가 양호할지라도 관광객과 군민들의 불편은 피할 수가 없는데도 도로공사는 이를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
셋째로, 영암의 지역 이미지 제고 등 나들목 개설의 효과는 경제적 타당성 분석에 전혀 포함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영암영업소 이설은 불가하다는 논리를 부각시키기 위한 보고서에 불과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경제적 타당성에 있어서나 고속도로 시설물 규정에 있어서나 나들목 개설이 전혀 불가능하다는 고흥군이 IC개설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나들목 개설이 ‘유발하는 효과’였다. 도로공사의 발상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즉 영암IC를 개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아예 타당성 검토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결국 도로공사의 검토보고서는 잘못된 교통수요예측자료를 근거로 하고 있어 첫 단추부터 잘 못 꿰어졌다. 또 경제적 타당성 검토에 있어서도 나들목 개설이 가져다줄 효과는 도외시했다.
반면 이번 검토보고서에서 굳이 의미 있는 내용을 찾으라면 학산IC와 리도201호선과의 연결을 현행 두 방향(목포)에서 네 방향(광양)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보였다는 점이다.
실제로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측은 지난 3월8일 국회에서 열린 군의회 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같은 안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추가공사비로 5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향후 영암IC 개설노력을 계속해야할 군이나 의회, 사회단체들이 심도 있게 검토하고 고민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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