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키우는 재미 좋다… 녹용은 부산물
검색 입력폼
 
기획특집

사슴 키우는 재미 좋다… 녹용은 부산물

금정면 연소리 꽃사슴농장

사슴 먹이감 뽕나무·옻나무 재배
녹용대보탕·오디쨈 제조·판매도
꽃사슴 벗삼아 詩 쓰는 농부
2006년 ‘한국문인’에 詩 당선 등단
“무더위에 뽕나무, 옻나무 베어 나르느라 숨이 막힐 지경입니다” 밀짚모자 속 덮힌 검게 탄 얼굴에 땀이 구슬처럼 흐른다.
“7~8월 녹용을 자르는 시기를 앞두고 녹용의 효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서 사슴에게 약효와 영양가가 높은 뽕닢과 옻닢을 먹여야 합니다. 사슴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꽃사슴 우리 안에 뽕나무 가지를 던져주는 농부 최정식씨(55세).
금정면 연소리 원기마을. 남정지골이라고 한다. 국사봉 아래 물 맑고 공기 맑은 청정지역 산골짜기다. 며칠새 비가 내린 뒤끝이라 사슴농장 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장쾌한 물소리가 시원하다. 계곡 옆 편백수림에서는 시원하다 못해 차가운 바람이 솔솔 불어 온다. 피서지가 따로 없다.
옛날 선친이 농사짓던 다랭이논은 뽕나무밭과 옻나무밭으로 바뀌었다. 고추, 마늘, 상치, 양파, 감자 등 가용으로 밭작물도 조금씩 가꾼다.
뽕나무와 옻나무는 사슴 먹이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오디 생과와 오디쨈, 오디즙을 생산하고 소비자들이 원해 녹용대보탕을 만들어 팔기도 한다.
꽃사슴 사육 12년째인 최씨는 현재 29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뿔(녹용)을 생산할 수 있는 수컷은 19마리. 10마리는 암컷이다. 꽃사슴은 성질이 온순하고 청결한 동물이다. 경계심이 많아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사슴 우리에는 파리가 없는 것이 신기하다고 한다.
1년에 한차례 7~8월경 뿔을 자른다. 1마리당 녹용 6냥 정도를 생산한다. 1냥은 200g. 농장에서 연간 생산되는 녹용은 100냥 정도. 사료값 등을 제외한다면 인건비 수준일뿐, 큰 소득은 기대하지 않는다.
녹용과 고기를 다량 생산하는 엘크의 뿔보다 꽃사슴 뿔 녹용은 희소성이 있어 엘크 녹용보다 2~3배가 비싸다. 몰론 꽃사슴 뿔 약효의 우수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최씨는 좋은 품질의 녹용을 생산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는다.
한편 최씨는 사슴을 키우는 재미가 좋을 뿐이다. 사슴 키우며 詩를 쓰는 농부다. 시를 공부한지는 벌써 20여년. 고향에 돌아와 농사를 지으며 농부의 일상을 일기처럼 옮겨 적으며 시를 쓰기 시작했고, 전남대학교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에서 수업하며 글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최씨에게 산골에서의 삶과 시를 쓰는 일은 떼어놓을 수 없는 고리이고 습관이다.
2006년 격월간지 ‘한국문인’에 시 ‘농악’외 2편이 신인문학상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그동안 써놓은 시는 1천여평이나 되지만 시집 발간은 하지 못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전남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