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찬랜드 119수상구조대 피서객 안전에 만전
간간이 소낙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후텁지근한 날씨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6일 오후.
기찬랜드 풀장 한 켠에 마련된 119수상구조대 사무실에서는 두 소방관이 한 어린이의 발에 조심스레 붕대를 감아주고 있었다.
최수민(31)·황준필(29) 소방사.
특히 황준필 소방사는 간호사로 근무한 독특한 경력을 말해주듯 능숙한 솜씨로 아이 발의 붕대 위에 비닐까지 감아줬고, 최수민 소방사는 그런 광경을 다정하게 지켜봤다.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안 될 정도로 피서객들 나름대로 응급을 요하는 경우가 끊이질 않아요. 특히 오늘부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큰 사고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기찬랜드는 영암군이 월출산 계곡 맥반석에서 흘러나오는 자연수를 이용해 조성한 시설로, 5개의 자연형 풀장과 기찬묏길, 산림욕장, 기건강센터 등 문화와 레저가 어우러진 휴양지로 각광받으면서 올해도 역시 많은 피서객들이 찾고 있다.
영암소방서는(서장 이기춘)는 여기에 맞춰 지난 7일 119수상구조대 발대식을 갖고 기찬랜드를 방문하는 피서객들의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과 사고발생 시 인명구조 활동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최수민·황준필 소방사는 바로 이날 하루 기찬랜드를 찾은 피서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인 셈으로, 푹푹 찌는 폭염에 짜증도 날법도 하지만 시종 웃는 얼굴로 아이 부모에게 주소와 아이 나이를 묻는 것으로 응급처치를 끝냈다. 두 소방관이 소속된 곳은 영암소방서 산하 영암119안전센터. 영암지역의 화재와 구급구조활동을 총괄하는 곳이다.
둘 중 나이가 많은 최수민 소방사는 광주가 고향으로 올해로 2년째 소방관으로 봉사하고 있다.
반면에 아직은 앳되어 보이는 황준필 소방사는 근무를 시작한지 5개월째인 ‘신참’.
하지만 광주에서 물놀이를 왔다는 이 어린이의 치료에서도 느껴졌듯이 각종 구조구급활동에 있어서는 두 소방관의 호흡이 착착 들어맞는다.
“아침 9시 개장 때부터 오후 7시 폐장 때까지 근무하고 있어요. 기찬랜드가 바닥에 돌이 많아 찰과상을 입고 119수상구조대를 찾는 경우가 가장 많아요. 아까 어린이의 경우는 열상환자인데 돌머리에 부딪혀 신체부위가 찢어지는 경우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긴장하고 있습니다. 풀장의 수심이 비교적 얕기 때문에 수상안전사고는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다행이기는 합니다.”
황준필 소방사의 설명이다.
“왜 소방관이 됐으냐”는 물음에 두 소방관은 거의 동시에 “직장이 안정되고 하는 일이 보람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두 소방관은 모두 이른바 ‘대졸(大卒)자’다.
소방관이 되기 전에 최 소방사는 대학졸업 후 일반회사에 근무한 경력이 있고, 황 소방사는 병원 간호사로 근무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간호사도 안정되고 호감이 가는 직업이었지만 남자가 하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전직을 결심했습니다. 소방관이 되고부터는 일하는 시간시간 의무감과 가슴뿌듯함이 있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피서철인 만큼 무엇보다 안전사고에 유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소한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작은 부상이라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는 만큼 언제나 119수상구조대를 찾으면 친절하게 봉사하겠습니다.”
연신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웃음을 잃지않고 화이팅을 외치는 기찬랜드 안전지킴이 최수민·황준필 소방사의 다짐이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