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도포면의 특산물인 메론 택배물량을 처리하느라 바쁜 박종인(57) 도포우체국장의 설명이다.
“도포는 간척지답게 시설원예나 노지채소 재배가 유명한 곳이었어요. 그 때는 수확철이면 외지에서 온 장사꾼들도 많았지요. 하지만 지금은 한적해요. 고구마 재배가 많아졌는데 지역사람이 아니라 외지농사꾼들인 경우가 많아요. 수확해서 자기지역으로 가져가 버리니 도포면의 적당한 특산물을 찾기가 쉽지않아요. 그런 가운데 메론은 전국적으로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어 택배물량으로 제법 들어오네요. 그리고 명절을 맞아 배도 배달되고 있습니다.”
한 때는 6월에 감자 재배농가와 계약을 맺어 1만5천상자까지도 택배판매한 적이 있다고 회고하는 박 국장은 “품질좋은 감자는 다른 곳에 팔고 우체국에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것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어 애를 먹었다”고 일부 농민들의 잘못된 의식을 꼬집기도 했다.
현재 도포우체국이 정성을 들이고 있는 농산물 택배 품목은 김장철 절임배추와 간척지쌀. 특히 절임배추의 경우 매출이 500만원을 넘는다고 귀띔한다.
도포우체국은 박 국장의 선친이 1963년12월 사재를 털어 문을 열었다. 박 국장이 경영을 이어받은 것은 1994년1월부터다.
“제 기억에 1971년까지 봉급 3천원을 받고 일 했던 것 같아요. 무슨 이익이 있었겠어요. 그 때나 지금이나 우체국 업무는 봉사와 명예였던 거죠. 지금은 그래도 직원들이 국가공무원 대우를 받고 있으니 사정이 좋아졌어요. 물론 그만큼 시키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현재 도포면의 인구는 겨우 2천722명이다. 당연히 우편물량이 감소할 수밖에는 없는 상황. 이에따라 택배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도포지역이 영산강 간척사업으로 간척지 농업지역이 절반이상이고, 대규모 시설하우스가 있기는 하나 택배 등을 다른 민간회사에 맡기고 있어 이마져도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박 국장은 “그러나 민간택배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이들도 결국 우체국을 찾게 된다”면서 “한번 맡겨진 택배물량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교환원까지 두고 있을 때는 직원이 20명이 넘었다”고 회고하는 박 국장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화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소포자원으로 이용하고, 계약소포요금이 사송업체보다 저렴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뜬금없이 억단위 예금이 들어오면 솔직히 부담스러워요. 언제 빼갈지 몰라 노심초사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꼬깃꼬깃 모아 우체국에 예금하는 1,2천만원 이하의 예금이 더 소중해요. 별정우체국이 60년대 이미 산간오지 주민들에게까지 보편적 우정서비스를 시작한 취지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봅니다”. 박 국장의 말이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