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해명한 하춘화 노래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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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의회서 해명한 하춘화 노래비 논란

부친 하종오씨, 군의회 의원간담회 참석 직접해명

“처음 두곳 인정 못해…하춘화 사랑해 달라” 호소
사전예고 없는 방문, 갈팡질팡한 회의진행은 문제
영암이 낳은 ‘국민가수’ 하춘화씨의 노래비에 대한 해명이 영암군의회에서 이뤄졌다. 하춘화씨의 부친인 하종오씨가 지난 25일 오전 열린 의원간담회에서 발언기회를 얻어 노래비가 세 곳에 세워진 경위 등을 설명한 것이다. 하지만 하씨의 발언이 사전예고 없이 이뤄지면서 회의진행이 갈팡질팡했는가 하면 하씨 역시 “하고 싶은 말을 다 못했다”며 아쉬워하는 등 ‘미숙한’ 의원간담회가 도마 위에 올랐다.
■ 하춘화 노래비는?
하씨가 해명에 나선 하춘하 노래비 논란은 ‘영암 관내에 노래비가 세 곳에나 세워져 있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최근 모 중앙일간지 보도가 그 정점에 있다. 또 보도내용에는 일부 의원들의 멘트가 들어 있어 하씨가 의회를 찾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춘화 노래비는 보도대로 세 곳에 세워져 있다. 맨 처음 노래비는 1986년10월6일 영암군산악회가 세운 것으로, 월출산국립공원 천황지구 등산로 입구에 있다. 두 번째 노래비는 2002년12월 민선3기 때 군이 왕인박사유적지 내 왕인학당 옆에 세웠다.
세 번째 노래비는 2010년7월1일 월출산 기찬랜드 내에 세워진 것으로, 군은 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전남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 스텐레스와 화강석으로 된 조형물을 만들었다.
■ 부친의 노래비 해명
이날 의회를 찾은 하춘화씨의 부친 하종오씨는 의원간담회장에서 발언기회를 얻어 첫 번째와 두 번째 노래비에 대해 해명했다.
하씨는 첫 번째 노래비에 대해 “1986년 광주로 향하는 기내에서 만난 모 신문기자로부터 얼마 전에 월출산 등산로 입구에 영암아리랑비가 세워진다고 해서 갔는데 정작 하춘화씨 등은 보이지 않더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얼마 후 지나는 길에 들러 노래비를 확인해보니 작곡가의 한문이름이 봉우리봉자가 아닌 새봉자로 잘못돼 있었고 조잡하기 이를데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철거해줄 것을 요구하는 소송까지도 생각했으나 노래비를 다시 세우겠다는 군 당국의 말에 참고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노래비에 대해 하씨는 “당시 민선3기때 군에서 노래비를 다시 세우겠다는 뜻을 밝혀 이왕에 세우려면 이렇게 세워달라며 견본까지 건냈다”면서 “그 뒤로 한동안 소식이 없다가 나중에야 왕인유적지 내에 노래비가 서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가보니 정작 영암아리랑을 부른 가수이자 영암이 낳은 ‘살이있는 인물’이기도 한 하춘화의 이름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 논란 해소 됐나?
이날 하씨의 발언요지는 세 곳 노래비 가운데 처음 두 곳은 하춘화씨와 그 부친의 의견반영이 전혀 없었을 뿐 아니라 모르는 사이에 건립된 것으로 ‘하춘화 노래비’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 번째 노래비야말로 영암이 낳은 국민가수 하춘화씨를 기리는 진정한 노래비인 만큼 더 이상 문제 삼지 말아달라는 호소인 셈이다. 두 번째 노래비에 대한 해명을 한 뒤 발언을 제지당해 퇴장했다가 다시 의장실을 찾아 가져온 ‘선물(하춘화씨 노래CD)’을 전달한 하씨는 거듭 “하춘화를 사랑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하씨의 호소에 의원들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회의진행방법과 관련해 한때 의장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는 등 다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간담회 보고안건에 하춘화 노래비 문제가 들어있었기는 했지만 하종오씨가 직접 방문해 설명하는 절차는 사전에 의원들에게 전혀 고지되지 않았기 때문. 더구나 하씨의 설명 또한 장황하게 길어지면서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진 것이다. 특히 일부 의원은 회의도중 휴대폰이 연거푸 울리고 전화를 받으며 일어서서 의장실 밖으로 나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김철호 의원은 간담회 후 “하씨가 할 말을 다 못했다니 유감스럽지만 그 뜻과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었다”면서 “하씨가 직접 의회를 찾아 설명할 계획이었으면 의장단이 이를 미리 의원들에게 알리고, 별도의 시간을 정해 이야기를 충분히 들었으면 의회 위상도 살리고 하씨도 만족했을 텐데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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