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썰렁한 모습 그대로 조명만 밝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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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춥고 썰렁한 모습 그대로 조명만 밝아져

군, 1년 지난 지금에야 간이칸막이·난방시설 ‘협의중’

군민들 “영암의 관문 이래서야” 적극적 생활행정 주문
영암읍 남풍리 4-1 영암읍 버스터미널, 다름 아닌 영암의 관문(關門)이다.
본보가 ‘춥고 어둡고 썰렁한’ 영암읍 버스터미널을 방치할 것인지 물은 것이 지난해 이맘때(2011년1월28일자)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두 손 놓고 수수방관하던 군이 1년이 지나서야 건물주로 하여금 터미널 내에 간이칸막이를 하고, 그곳에 난로라도 두는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족 대명절인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귀향할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잠시나마 추위를 피하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도무지 영암의 관문답지 않다는 제보와 탄원이 잇따라 다시 찾은 영암읍 버스터미널은 1년 전보다 건물 내부 조명은 한결 밝아진 모습이다. 편의점과 식당, 옷가게, 상조회사까지 입점해 있어 썰렁한 옛 모습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온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볼만한 TV도 아직 없다. 어두운 모습만 개선되었을 뿐 ‘춥고 썰렁한’ 분위기는 예전 그대로다.
본보의 지적을 전해들은 군 관계자는 이를 “영암읍 버스터미널이 다중이용시설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사유재산이어서 터미널 내부에 고객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강제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최근 서울 사는 건물주 A씨와 전화통화한 끝에 난로 등 편의시설을 갖추기로 협의했고, 영암에서 만나 간이칸막이를 설치하는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암읍 버스터미널은 1997년12월1일 현 위치에 옮겨 문을 열었다. 부지면적 6천777㎡에 2층 건물로 지어진 버스터미널은 1천㎡에 달하는 대합실과 6개의 개찰구를 갖췄다. 주차장 만 460㎡에 달한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어느 시군에 내놓아도 관문으로서는 그럴듯한 버스터미널이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버스터미널은 초라해지고 있다.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수가 격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표소에 정규직원 2명이 근무하고 있고, 건물관리를 위해 관리담당(정규직) 1명, 청소담당(정규직) 1명을 두고 있지만 이처럼 이용객이 갈수록 줄어드는 마당에 이들이 터미널을 따뜻하고 밝고 활기차게 관리해야할 엄두를 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버스터미널이 처한 상황은 도내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영암읍처럼 승객들이 한낮에도 추위에 떨며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곳은 없다. 실제로 해남읍 버스터미널의 경우 구내에 별도의 칸막이를 해놓고 그 안에 난방시설과 대형TV까지 배치하는 등 갈수록 줄어드는 승객들을 배려하고 있다. 목포버스터미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남이나 목포의 경우 버스회사들이 운영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편의시설을 설치한 것으로 안다”면서 “영암의 경우 상황이 전혀 달라 군으로서는 어떻게 조치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민들의 생각은 다르다. 영암읍에 사는 이모(68)씨는 “아무리 사유재산이지만 터미널용도로 쓰고 있는 만큼 군이 적극 나서 건물주에게 편의시설을 갖출 것을 강력히 요구하거나 건물주와 협의해 군이 직접 칸막이시설을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옳은 대응 방법아니냐”고 반문했다.
같은 곳에 사는 김모(59)씨도 “영암의 관문을 춥고 썰렁하게 방치해놓고 무슨 관광객 유치냐”면서 “주민들에게 좀 더 따뜻하게 다가가는 생활행정이 아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군은 연말연시와 설 연휴를 대비해 오는 9일까지 운송관련 특별점검에 나서 관내 버스 2개 업체를 비롯한 택시 11개, 터미널 6개소 등 운송사업체를 직접 방문해 특별안전교육과 안전관리 점검을 실시한다.
특히 터미널의 경우 화장실과 대합실, 주차장 관리상태 등 시설물에 대한 관리도 점검할 예정이어서 영암읍 버스터미널도 환경이 개선될지 주목된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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