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매력한우 사태 내용과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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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매력한우 사태 내용과 파장

규모 커지자 이권 다툼의 장 돌변…명예 실추 큰 우려

영암매력한우영농조합법인(회장 이양수)이 지난달 25일 연 정기총회를 놓고 영암지역이 들끓고 있다. 400여명의 조합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최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하면서 쌓아올린 명성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의혹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 정기총회 왜 비공개했나?
이날 정기총회에 상정된 안건은 2011년 결산보고와 ‘사료비 절감을 위한 사료 선정’의 건이었다. 비공개로 진행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더구나 매력한우에는 TMR사료공장 등에 막대한 정부지원금이 투입되었다는 점에서 모든 회의는 그 내용을 철저히 공개해도 모자랄 판이다.
하지만 회의는 대의원 임모씨의 제안으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의원 이모씨 등은 기다렸다는 듯 미리 준비한 안건을 상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 내용은 이미 무기 연기된 매력한우의 회장 선거를 실시하자는 것으로, 그 전에 회장 선거에 입후보했으나 자격미달 된 최모씨 사태에 대한 이의제기와 선관위 구성의 문제점, 정관변경에 따른 임원진의 임기문제, 출자금 전환규정 등이 담겨 있었다.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임원진 임기는 변경된 정관을 소급적용할 수 없고, 당초 예정된 오는 4월말까지 계속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하지만 다른 의제에 대해서는 논란만 있었을 뿐 결론이 날 사안이 아니었다. 일부 대의원이 예고도 없이 내놓은 안건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기총회를 비공개로 하자고 주장한 대의원들의 속셈은 따로 있었던 것 같다. 바로 이어질 사료업체 선정을 순조롭게 진행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임원진을 바꿔버리자고 계획했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 사료업체 선정 적절했나?
또 다른 의제인 사료업체 선정은 이날 총회의 주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장 선거는 무기 연기된 뒤였기 때문이다.
처음엔 무리없이 진행됐다. 업체당 12분씩 사업설명회를 했고, 뒤이어 입찰서가 개봉되고 입찰가격이 공개됐다. 의장인 이양수 회장은 “설명회를 듣자마자 결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타당성을 비교분석하고 이사들과 논의해 신중하게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사료 값의 폭등으로 송아지를 굶겨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민들을 고려하면 당연한 제안이었다. 하지만 두 명의 대의원이 이번에도 기다렸다는 듯 “투표하자”고 제안했고 의장은 이를 받아들였다. 투표결과 선정된 업체는 천하제일사료. 매력한우 TMR사료공장에 7년 동안 사료를 공급해온 업체다.
하지만 결과를 놓고 일부 대의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다. 배합사료 및 TMR베이스사료 입찰서 비교결과 10가지 품목 대부분에서 선정된 업체의 단가가 탈락한 두 업체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성사료의 경우 대체적으로 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단 한 표도 얻지 못했다. 대의원들의 투표행위에 ‘알 수 없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는 이유다.
■ ‘천하제일’ 입찰서류 문제없나?
매력한우는 당초 영암 1천두, 인근지역(전남) 1천두를 대상으로 한 등급 출현율을 담은 서류를 제출토록 했다.
입찰참여업체인 퓨리나와 우성은 이 규정에 맞춰 영암과 장흥 등 인근 지역의 등급 출현율을 제출했다. 반면에 천하제일은 ‘인근지역’이 아닌 전북의 단풍미인, 경기 소백산한우와 안성맞춤한우 등의 등급 출현율을 제출했다. 당연히 서류미비를 이유로 입찰자격을 박탈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참고로 천하제일이 등급 출현율을 계산한 지역은 고급육 출현율이 매우 높은 지역들이다. 이에 따라 천하제일의 1+등급 이상 등급은 76.3%(1,926두 대상)인 반면 퓨리나는 51.10%(2,117두 대상), 우성 역시 51.10%(903두 대상)로 훨씬 낮았다.
■ 월출산관광호텔 모임 뭘 뜻하나?
정기총회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달 24일 밤 9시쯤 이뤄진 월출산관광호텔 객실에서의 모임은 누가 보아도 ‘특별한 만남’이다. 다음날 사료공급업체로 선정된 천하제일사료의 전남본부장과 직원이 함께한 만남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전임 회장인 영암군의회 유호진 의원과 회장에 입후보했다가 자격미달이 된 최모씨, 매력한우 TMR사료공장 공장장, 그리고 10명이 넘는 대의원들이 함께 있었다.
사료공급업체 선정을 앞두고 업자와 자리를 함께한 공장장의 경우 징계사유에 해당하지만 유 의원과 다른 대의원들의 경우도 의혹의 눈길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장장의 말대로 커피 한 잔 하는 자리였다면 공개된 커피숍에서 할 일이기 때문이다.
■ 전망
이번 사태는 오는 4월까지 임기인 현 임원진이 해결해야할 숙제다. 그것도 빨리 털어버리지 않으면 매력한우가 그동안 쌓아올린 명예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단가나 제반 규정을 무시하고 투표로 업체를 선정한 일이나 그 전날 호텔 객실에서 특별한 만남을 가진 일 모두 그 이면에 엄청난 의혹이 도사리고 있음을 누구나 짐작할 수 있고, 그런 의혹은 언젠가 드러날 수밖에 없는 것이 세상이치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이번 사태는 커질 대로 커진 매력한우가 이젠 온갖 이권을 둘러싼 암투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뼈아픈 반성이 필요해 보인다. 매력한우는 지나온 길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더 멀다. 이대로 암투를 계속하다간 좌초될게 뻔하다. 전국적인 한우산업의 현주소에 매력한우를 대비해보면 답은 분명하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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