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 개통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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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 개통 그 후

고흥IC는 ‘2012년12월 개통’ vs 영암IC는 ‘2016년 이후 운영 예정
타당성조사 올해 착수할 예정 영암나들목 신설까지는 ‘산 넘어 산’
황주홍 국회의원 당선자, 영암군, 사회단체 조기개설 역량결집해야
남해고속도로(고속국도 10호선) 영암∼순천 구간이 4월26일 자정을 기해 완전 개통했다. 오는 5월 열리는 여수세계박람회를 위해 그 시기를 앞당겼다. 총연장 106.8km인 이 고속국도가 영암을 관통하는 구간은 20.20km. 하지만 영암으로의 진출입을 위한 나들목(IC)은 군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개설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군민들은 당장 세계박람회를 관람하는데 큰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국도2호선 대체우회도로 진입로인 서영암 나들목까지 거슬러 올라가 고속국도에 진입하거나 강진 성전의 강진 무위사 나들목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도로공사는 영암∼순천 구간 개통을 알리는 홍보 리플릿에 고흥 나들목은 ‘2012년 12월 말 개통예정’이라고 알리고 있는 반면 영암 나들목은 ‘2016년 이후 운영예정’이라고 알리고 있다. 군민들의 염원인 영암 나들목(IC)은 이제 언제 개설될지 모를 숙원사업이 된 것이다. 남해고속도로 영암∼순천 구간 개통과 영암 나들목 개설문제를 재점검했다.
<편집자註>
■ 남해고속도 영암∼순천은?
영암군 학산면에서 순천시 해룡면까지 총연장 106.8km로 2002년12월 1∼4공구 착공에 이어 나머지 5∼12공구는 2006년12월 착공했다. 서해안고속도로와 남해안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망 구축과 전남 중남부권의 지역개발과 남해안 관광벨트의 개발 촉진을 위해서다.
총사업비 2조2천646억원이 투입된 영암∼순천선 건설에 소요된 기간은 무려 10년으로, 정부의 ‘찔끔’ 예산 반영 때문이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공사기간 연인원 40만명에 장비 10만대가 투입됐다고 한다. 주요시설물로는 영암휴게소와 보성녹차휴게소 등 2개소가 있고, 교량은 벌교대교 등 109개소, 터널은 겸백터널(연장 2.2km) 등 33개소다.
영암∼순천선 개통으로 영암에서 순천까지 주행거리는 국도 이용 대비 최대 40km, 주행시간은 1시간가량 각각 단축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에 따라 서해안고속도로와 남해안고속도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망 구축은 물론 목포권과 광양만권 등 양대 권역의 연계개발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5월로 예정된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 개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편, 강진IC 개통과 더불어 오는 6월 성전면에 준공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의 강진화물차공영차고지가 완공되면 화물자동차 등록대수의 증가와 활발한 물류활동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나들목 개설현황
도로공사는 영암∼순천선의 나들목을 8곳으로 소개한다. 서영암, 학산, 강진, 장흥, 보성, 벌교, 고흥, 순천만 등. 하지만 서영암IC는 삼호읍에서 국도2호선 대체우회도로로 진입하는 곳이고, 학산IC 역시 영암영업소에 설치된 도로공사 직원용 간이진출입로(Up-Down램프)일 뿐 고속도로에 진출입할 수 있는 나들목이 아니다.
도로공사는 또 개통을 알리는 홍보리플릿에 영암IC와 고흥IC에 대해 대조적인 설명을 붙여놓고 있다. 고속국도가 불과 0.8km만 통과하는 고흥 나들목에 대해서는 ‘2012년 12월 말 개통예정’이라고 그 시기를 구체적으로 밝혀놓고 있는 반면 영암 나들목은 ‘2016년 이후 운영예정’이라고 기약 없이 써놓고 있다. 결국 남해안고속도로 영암∼순천선의 나들목은 강진, 장흥, 보성, 벌교, 고흥, 순천만 등 6곳인 셈이다.
영암IC 개설은 민간사회단체연합회 관계자들이 주축이 되어 7만 영암군민 서명운동을 토대로 2002년 3월 정부 관련 부처와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을 찾아다니며 신규 개설을 요구하는 등 무려 10년이 넘은 숙제다. 이들은 이듬해인 2003년 10월까지 모두 7차례에 걸쳐 전남도와 건설교통부, 한국도로공사,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등에 건의문을 냈다.
특히 국민고충처리위원회는 심의회를 열어 지방도 819호선과의 교차지점에 나들목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서명운동에는 전체 군민의 49.1%인 3만1천136명이 동참하기도 했다. 이에 힘을 얻어 군수가 직접 나서 교통량 분석과 함께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을 방문해 영암 나들목 신규 개설을 요구했고, 사회단체 관계자와 함께 이들 기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9월 영암군과 한국도로공사 목포·광양 건설사업단이 영암 나들목 신규 개설 대신 영암영업소에 간이진출입로를 설치하기로 협약을 체결하면서 영암IC 개설요구는 도로공사 직원들의 진출입로인 Up-Down램프 개설로 전락한 채 수년 동안 방치되어 왔다.
이에 따라 본보는 영암∼순천선 개통이 임박한 2011년 초부터 영암 나들목의 당위성과 개설을 촉구하는 기획보도를 연중 계속했다. 당초 나들목 개설 대상지역이 아니었던 고흥군이 각계각층이 나서 치밀한 대응책을 세워 정부를 설득한 사례도 소개했다. 그 결과 사회단체협의회가 서명운동에 나서고, 도의회가 영암IC 개설을 촉구했으며, 특히 지역출신 민주통합당 유선호 국회의원 등이 적극 나서면서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국토해양부와 한국도로공사가 영암IC 개설을 위한 타당성조사비를 올 예산에 반영하도록 하는 성과를 거뒀다.
■ 나들목 없는 영암은?
영암을 지나는 첫 고속도로가 뚫렸음에도 군민들은 서영암IC를 이용해 영암영업소까지 가거나 강진 무위사IC를 이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군민들이 낭비하게 될 교통비용은 연간 1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암군이 고속도로 개설의 직접적인 효과를 볼 수 없는 지역이 된데 따른 피해는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 3대 빅 스포츠인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리는 영암의 서부권인 삼호와 동부권인 영암읍의 격차를 더욱 깊고 크게 만드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국립공원 월출산과 왕인문화축제 등을 활용한 관광활성화에도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남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전남을 찾은 관광객들이 영암으로 곧바로 진입할 IC가 없는 현실에서 영암지역 관광산업의 활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 영암 나들목 개설 전망은?
영암 나들목과 관련해 실낱같은 희망은 타당성조사비 3억여원이다. 도로공사가 영암IC에 대해 2016년 이후 운영예정이라고 써놓은 이유이기도 한 이 사업비는 영암영업소에서 광양 쪽 2km 지점에 고속도로 간이진입로를 개설하는 방안을 포함한 영암 나들목 신규개설을 위한 타당성조사에 활용된다.
하지만 조사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영암IC 개설로 이어지기까지는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간이진입로 개설에 소요될 사업비가 14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곳에 진출입로를 개설할 경우 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더구나 이 사업비의 상당부분은 군이 부담해야 한다. 고속국도 개통 전이라면 전국 국비 부담으로 개설할 수 있는 문제였지만 개통 후여서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군이 ‘고속국도 10호선 진입로’라며 공사하고 있는 청용∼노동간 위험도로 개선공사(서호면 청용리∼학산면 금계리)는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다. 2009년 9월 영암군과 한국도로공사 목포·광양 건설사업단이 체결한 협약에 따른 이 공사는 말이 고속도로 진입로지 사실상 국도2호선 대체우회도로 진입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공사이름은 ‘고속국도 진입로’인데 곳곳에 세워진 도로표지판은 ‘순천 방향 진입 불가’라고 쓰여있는 현실이 그 증거다. 더구나 여기에 무려 3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고 있으니 나중에 영암IC 신규개설이 확정될 경우 더욱 아쉬운 일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영암IC 신규개설은 이래저래 지연될 수밖에 없다. ‘군민들의 숙원인 만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황주홍 국회의원 당선자가 염두에 둬야할 부분이다. 황 당선자는 당장 올해 타당성조사가 군민들의 열망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 또 내년 예산에 실시설계비가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될 수 있는 대로 국비부담으로 새로운 IC가 개설될 수 있도록 정치력도 발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소극적이었던 영암군과 의회, 지역사회 각계각층의 역량결집도 절실하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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