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고 집단 발병 ‘백일해’ 파장과 대책
검색 입력폼
 
자치/행정

삼호고 집단 발병 ‘백일해’ 파장과 대책

‘청소년 백일해’ 확진환자 36명 등 293명에 집단 발생

■ 발생경과
질병관리본부가 삼호고에서 백일해 집단 발생을 공식 확인한 것은 지난 5월25일.
삼호고는 중간고사 기간 중 기침 환자가 평소보다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난 5월14일 영암보건소에 신고했다. 지난 3월부터 기침 등의 증상으로 백일해가 의심되는 환자는 200여명이나 됐다. 이에 따라 영암보건소와 도 보건당국은 다음날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하는 한편 환자 규모 파악 및 원인 병원체 규명을 위한 초기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2학년 28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이 학교에서는 지난 3월부터 기침과 인후통을 주 증상으로 한 의심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다만 호흡기 바이러스, 레지오넬라 및 결핵 검사 결과 검출된 균은 없었다고 전남보건환경연구원은 밝혔다.
이후 중앙역학조사반에서 1차 현장 역학조사를 했고, 이 때 확보한 검체로 백일해 유전자 증폭검사(PCR)를 실시한 결과 5월25일 백일해균을 확인했다. 청소년 백일해 집단발병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백일해 발병환자는 5월29일 현재까지 확진환자 36명을 비롯해 총 293명이다. 이들은 그동안 삼호보건지소에 설치된 비상대책상황실에서 치료를 받아 왔으며 이날부터 영암과 목포, 무안 등 인근 민간의료기관에서도 치료를 받고 있다.
■ 방역대책
도는 백일해 의심환자 발생 신고 초기부터 인근 학교 및 지역사회 추가 환자 발생을 우려해 긴급 방역대책반을 운영, 22개 시군에 ‘백일해 예방관리지침 및 예방조치사항’을 시달하고 방역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호보건지소에는 지난 5월25일부터 비상대책상황실을 운영, 교육청, 유관기관 등 7개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대책반과 함께 방역관계관 합동회의를 갖고 상호 협력체계 구축 및 효과적 대응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또 백일해 유행 차단을 위해 합동 역학조사반을 투입해 환자 격리치료, 접촉자 유증상자 발생 감시 등 환자 조기치료 및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백일해가 기도 내 심한 염증과 기침을 유발해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하는 전염력이 높은 질환인 점을 감안해 자체 예방관리 활동을 강화하고 목포와 무안 등 인근지역 학교 및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환자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전남도는 또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5월29일부터 유행지역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보건소 예방접종팀을 구성해 백일해 일제 예방접종 실시에 나섰다.
■ 백일해는?
백일해는 보르데텔라(Bordetella pertussis)라 불리는 균에 의해 발생되는 호흡기질환이다. 백일해가 가지고 있는 독소(pertussis toxin) 등이 기도 내 염증과 심한 기침을 유발해 가족 내 2차 발병률이 80%에 달하는 전염력이 높은 질환이다.
주로 환자와의 직접적인 접촉, 기침, 재채기 등에 의한 호흡기 전파에 의해 감염된다. 감염은 되었으나 임상증상이 없는 어른이나 소아가 주요 감염원 역할을 한다. 성인에서는 드물게 2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임상적 특성을 보면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7-10(4-21)일이며, 초기에는 콧물, 결막염, 눈물, 경미한 기침, 발열 등의 가벼운 상기도 감염 증세가 나타나다가 기침이 점차 심해져 기침 끝에 ‘웁’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 기침이 심해지면서 얼굴이 빨개지고 눈이 충혈 되며, 기침 끝에 구토가 동반되고, 끈끈한 가래가 나오기도 한다. 회복기에 들어서면서 기침의 정도와 횟수 및 구토가 점차 감소한다.
법정 감염병 감시 자료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2009년 이후 환자 보고가 증가 추세에 있으며, 최근 들어 20대 이상 성인 연령에서 발생 보고가 증가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2007년 일본 대학생 361명에게서 백일해가 발생하는 대규모 유행이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일본 내 성인 백일해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미국 및 서구 유럽국가에서도 청소년, 성인에서 백일해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백일해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영유아 때 접종한 백일해 백신의 방어 효과가 연령이 증가하면서 감소되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소아청소년, 성인 등을 대상으로 백일해 항원이 포함된 Tdap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 예방 어떻게?
예방접종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기본적인 격리와 기침으로 나오는 파편물들에 의해 다른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게 비말격리(droplet precaution)를 해야 한다. 항상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평소에도 손씻기 등 감염예방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영유아는 백일해 예방접종 대상자이며, 표준접종시기를 준수해야 한다. 기초접종은 1차 생후 2개월, 2차 생후 4개월, 3차 생후 6개월이며, 추가접종은 4차 생후 15∼18개월, 5차 만4∼6세, 6차 만11∼12세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백일해는 이제 거의 사라진 질병이라고 여기고 있지만 2009년 이후 20대 이상 성인 연령을 중심으로 환자 보고가 증가 추세에 있다”며 “이는 영유아 때 접종한 백신 방어 효과가 연령이 중가하면서 감소돼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특히 백일해는 감염력이 80%에 이르고 아기들에게 감염될 경우 폐렴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며 “따라서 국가필수예방접종인 백일해 예방접종을 스케줄대로 모두 완료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