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식충식물 증식시설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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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식충식물 증식시설 조성

월출산국립공원, 끈끈이주걱 대량 증식 착수

3개년 계획 결실…내년엔 도갑습지 완전복원
국내 습지에 자생하는 희귀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 대량 증식을 위한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증식시설이 월출산국립공원에 조성됐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정장훈)는 국립공원 생물종 다양성 증진과 훼손된 습지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식충식물 끈끈이주걱 증식·복원에 성공한데 이어, 2012년에는 본격적으로 끈끈이주걱 대량 증식에 나서기로 하고 최근 국내 최대 실내 증식시설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희귀식물인 끈끈이주걱은 우리나라 습지에 자생하는 대표적인 식충식물로 월출산국립공원에서는 도갑습지와 구림습지에 자생하고 있으나, 습지환경 악화와 탐방객에 의한 답압 등 인위적인 훼손으로 최근들어 멸종위기에 처해 있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이에따라 올해 식충식물 실내증식장에서 끈끈이주걱 약 3천개체를 대량 증식한 후, 2013년에는 도갑습지 일원에 끈끈이주걱 증식 개체를 이식해 훼손된 습지 생태계 복원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정장훈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도갑습지가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건강한 습지로 복원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향후 멸종위기에 처한 끈끈이귀개, 통발 등 다른 생물종에 대한 복원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끈끈이주걱은?
식충식물은 곤충이나 다른 작은 동물을 잡을 수 있도록 특별하게 적응된 식물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7과 14속 602종, 국내에는 2과 4속 13종의 식충식물이 있다.
끈끈이주걱(학명 Drosera rotundifolia)은 끈끈이귀개목 끈끈이귀개과로 서식지는 산이나 들의 양지바른 습지이다.
주걱 모양의 잎에 붉은 빛의 선모가 있어 이곳에 붙은 벌레를 잡아먹는다. 현재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이다.
끈끈이주걱의 원산지는 한국으로 중국, 유럽, 북아메리카 등지에도 분포해 있다. 꽃줄기는 높이 6∼30cm이며, 약간 땅속으로 자생하는 숙근성을 가진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둥근모양으로 4∼5개 정도 모여 나고, 길이와 폭이 각각 5∼10mm이며, 밑 부분이 갑자기 좁아져 잎자루로 되어 주걱처럼 생겼다. 잎의 표면은 적색의 긴 선모가 있고 잎자루는 길이가 3∼13cm정도다.
꽃은 7월에 흰색으로 피고 꽃줄기 윗부분에 한쪽으로 치우쳐 달린다. 꽃잎은 5개로 길이는 4∼6mm 정도다. 열매는 길이 4∼5mm로 익으면 3개로 갈라진다.
참고로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은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의 현지내외 보전·감시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희귀식물 571종과 특산식물 360종을 보전·관리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 희귀식물은 우리나라 자생식물 중 개체 수와 자생지가 줄고 있어 특별한 보호·관리가 필요한 식물을 말하며, 특산식물은 자생식물 중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식물을 말한다.

■ 도갑습지 끈끈이주걱 증식사업
도갑습지 끈끈이주걱 증식사업의 주된 목적은 월출산국립공원 내에 서식하고 있는 끈끈이주걱의 자생지 복원과 습지 내에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 동식물의 안전한 서식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군서면 도갑리 산 53-2 임야의 도갑습지는 약 3천㎡ 규모(약 900평)로, 연평균 기온 14도, 연평균 강우량 1천288mm의 내륙습지(지표수가 복류해 형성된 지하수 공급으로 생성된 습원)다.
이곳 도갑습지에 대한 끈끈이주걱 서식지 조사결과 2002년에는 끈끈이주걱 4개 군락 약 1천개체가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2008년에는 2개 군락 약 200개체, 2009년에는 2개 군락 약 100개체로 개체수가 급속히 감소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도갑습지 내 끈끈이주걱 개체수가 이처럼 감소한 원인은 끈끈이주걱 서식환경 위협요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즉 ▲도갑습지 내 목본식물(물오리, 소나무 등) 이입으로 인한 육화현상 ▲다년생 초본식물(달뿌리풀, 사초 등) 천이현상으로 습지식물 서식지 침범 ▲습지환경 악화(세굴, 토사유출 등)으로 인한 끈끈이주걱 서식 개체수 감소 ▲탐방로 관찰대 배수로 등 인위적 시설물 설치로 인한 습지기능 약화 등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끈끈이주걱 증식사업의 필요성을 인식,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개년 계획을 세워 핵심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 그동안의 성과 및 계획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2011년 도갑습지와 끈끈이주걱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함평생태공원, 벌레잡이식물원 등 관련 연구기관과 MOU를 체결하는 등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자체 증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또 끈끈이주걱 자생지인 도갑습지를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일반인들의 출입을 원천 금지했다.
2012년에는 끈끈이주걱 실내 증식장을 조성해 인공증식에 나섰다. 끈끈이주걱 자생지 서식환경 개선, 습지 탐방프로그램 개발 등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2013년에는 도갑습지 내 끈끈이주걱 훼손지를 완전 복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습지탐방프로그램을 운영해 월출산국립공원의 생물다양성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습지와 식충식물의 중요성과 보전 필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의 장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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