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보는 눈이 밝아 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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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보는 눈이 밝아 졌어요”

“호루라기 호로로, 도토리가 또르르…”

지난 18일 영암군 종합사회복지관(관장 조길자) 3층 한 강의실에 40여명의 할머니들이 앉아 우리말 공부에 여념이 없다. 강사가 불러주는 우리말을 연필로 또박또박 손자들 공책에 받아적는 수강생 할머니들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하다.
영암군 종합사회복지관의 한글교육반은 수강생의 평균연령 만큼이나 학구열이 높다. 미처 한글을 배우지 못한 60대 이상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한글교육반은 지난 7월부터 매주 화·목 이틀간 하루 두시간씩 수업을 듣는다.<사진>
복지관 관계자는 “수강생들이 지난 여름내내 무더위도 아랑곳 않고 학구열을 불태웠다”고 말했다.
처음엔 읽고 쓰는데 서툴던 학생들이 이젠 거뜬히 읽고 쓰는데 어려움이 없다.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와 수업을 돕는 자원봉사자들도 즐겁게 봉사하고 있다.
복지관 측은 그동안 무더위 속에서 공부하느라 수고한 수강생들을 모시고 지난 11일에는 순천으로 소풍을 다녀왔다. 순천시의 복지관을 찾은 이들은 그곳 한글교육반 수강생들과 반가운 만남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어르신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아요. 연필을 꼭 쥐고 학습에 열중하는 모습에 가르치는 보람도 느끼고,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한글교육반 강사 최봉림(41)씨의 말이다.
2개월간 수업에 참여한 김소녀 할머니(66·군서면 동호리)는 “재밌어. 아직 더듬더듬 거리지만 책도 읽고, 길을 가면서 간판을 읽는 것도 즐겁고, TV도 보고…좋아”라며 웃었다.
복지관 한글교육반 담당자 문유경씨는 “내년에는 한글교육반을 확대하여 초급·중급반으로 나누고, 검정고시 준비반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광혜 기자

김광혜기자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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