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동쪽 능선에 삼층석탑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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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월출산 동쪽 능선에 삼층석탑 있었다”

영암문화원·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공동조사결과 확인

영암문화원(원장 김한남)과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김승희) 공동조사팀은 월출산 동남쪽 사자봉 인근 속칭 ‘달구바위’ 아래에 고려시대 초기 삼층석탑이 존재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지난해 1차 조사에 이어 최근 2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석탑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석탑은 천황봉 동남쪽 1천300m 해발 550m 산 정상에 천연적으로 조성된 100평 가량의 평탄한 지형에 위치한다.
이곳은 산등성이와 하늘이 맞닿는 공제선에 해당해 멀리서도 석탑의 형태가 쉽게 확인되는 곳이다.
실제로 이곳은 8km 밖에 있는 영암읍 덕진면 영보리 영보정에서 식별이 가능하며, 맑은 날에는 수십 킬로미터 거리의 나주시 금성산에서도 탑의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탑은 무너져 땅 속에 반쯤 묻혀있는 상태로 존재한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영암문화원과 월출산국립공원 합동조사팀은 석재 파편 조사를 통하여 이곳에 조성된 탑의 원형을 찾아냈다.
사자봉 삼층석탑은 전형적인 신라시대 삼층석탑의 형식를 계승했으며, 무위사 삼층석탑(946년경)과 용암사지 삼층석탑(1006년)과 유사하다.
이들 중 사자봉 삼층석탑은 가장 크고 웅장해 평탄하게 흘러내리는 산등성이에 하나의 봉우리 역할을 하고 있다.
이같은 형태의 탑은 허약한 국토의 지세를 다스리려는 비보탑의 성격을 지닌다고 조사팀은 보고 있다. 비보사탑(裨補寺塔) 전통은 영암 출신 도선국사(827∼898년)의 풍수사상에서 기인한다.
이에 따라 사자봉 삼층석탑은 월출산의 영험한 기운이 달아나는 위치에 존재함으로써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탑은 영암 방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바위로 이뤄진 월출산 천황봉, 사자봉을 지나 완만한 토산으로 흐르는 지점에 위치한다.
마치 월출산의 수없이 솟아있는 바위봉우리를 동쪽으로 이끄는 형국을 이루고 있다.
이 탑은 고려 초에 건립되어 월출산의 한 봉우리를 형성했고, 19세기 중엽 이전에 붕괴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자봉 삼층석탑은 월출산 화강암을 다듬어 만든 것으로, 2층 기단과 3층의 탑신부, 그리고 복발을 포함한 상륜부를 포함해 전체 높이가 6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단부의 한쪽 길이는 300cm, 1층 옥개석 184cm, 2층 옥개석 146cm, 3층 옥개석 118cm로 확인됨으로써 전남지역의 탑중에서 거탑에 해당된다.
탑의 1층 탑신부는 여러 개의 석재로 구성되었으며, 한쪽 면에는 불감이 조성되었다.
2층 3층 탑신석은 각 1매로 제작되었으며 양측면에 우주를 모각했다.
1층 옥개석은 평면 4등분된 4개의 석재로 조합했으며, 2층 및 3층 옥개석은 평면 2등분된 2개의 석재를 사용했다. 옥개석 층급받침은 4단이며, 모서리 서까래 부분이 이등변 삼각형을 이루며 두껍게 처리됐다.
사자봉 삼층석탑 주변에는 귀부형석등, 양면석불, 절터가 함께 발견됐다.
귀부형석등은 석탑과 함께 불규칙 타원형태의 산 정상에서 발견됐으며, 양면석불과 암자터는 석탑으로부터 약 200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석탑과 함께 조성되어 탑 주변을 밝혀주는 역할을 했던 석등은 현재 귀부만이 비바람을 견디며 방치되어 있다.
거북이 형태의 받침돌을 가진 석등은 대단히 희귀한 것으로, 현재 학계에 알려진 것은 여수 흥국사 석등과 영주 성혈사 석등 2기만이 전한다.
이들은 모두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불전 앞을 밝히는 역할 또는 부처의 진리를 상징하고 있다.
거북이 형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비석의 좌대로 사용되어 이수, 탑신, 귀부의 전형 양식이 나타났다.
사자봉 돌거북이는 귀부형 비석의 거북이가 석등의 대좌로 차용된 예를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돌거북이 제작년대는 사자봉삼층석탑과 같은 고려초기로 볼 수 있다고 조사팀은 밝혔다.
사자봉 삼층석탑 옆에는 현재 석등의 대좌 역할을 했던 돌거북이만 남아있으며, 간주석, 상대석, 화사석 등은 유실된 상태다.
돌거북이의 크기는 가로125, 세로109, 높이70cm로, 조선시대 석등의 예에 비해 월등히 크다.
돌거북이는 현재 풍화가 심하게 진행되어 구갑 무늬가 희미하게 남아있는 상태다.
영암문화원 김한남 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월출산은 수많은 불교유물유적을 간직한 유서 깊은 장소라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심층적인 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 월출산 불교문화재에 대한 종합 안내서의 발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사자봉 삼층석탑이 자리한 곳은 입산통제구역이어서 월출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의 출입허가를 받아야 입산할 수 있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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