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세가 심상치 않다.
여름철 쌀값이 전년도 수확기보다 높은 ‘단경기 특수’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일 뿐 아니라 폭락세가 올 수확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오는 9월 쌀 관세화 결정이 임박해 있어 쌀값 폭락세에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평균 산지 쌀값은 16만9천917원(80㎏ 기준)으로, 지난 4월 17만1천64원에 비해 0.7%인 1천147원, 수확기인 지난해 10~12월의 17만5천279원에 비해서는 무려 3.1%인 5천362원이 떨어졌다. 이처럼 산지 쌀값이 17만원대가 무너지고 16만원대로 주저앉은 것은 2012년9월 이후 처음이다.
양곡업계는 이에 대해 지난해 쌀 생산량이 증가하면서로 미곡종합처리장(RPC)과 농협 등 산지유통업체들이 적정 수준을 넘는 재고를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 산지농협의 재고량은 62만6천t으로 1년 전보다 4만9천t(9.5%)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지난 5월 말까지 쌀 판매량도 지난해보다 7.1%가량 줄었고, 올해 시중에 풀릴 밥쌀용 수입쌀만도 12만t에 달해 쌀값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밥쌀용 수입쌀 낙찰가는 20㎏들이 포대에 2만5천원(중국산 1등급 기준)으로 국내산 상품(上品) 도매가격 4만3천원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양곡업계는 이 같은 쌀값 폭락세가 햅쌀이 나오는 10월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산 재고가 상당량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는 양곡 소비가 햅쌀로 바뀌는 추석이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빨라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쌀값 폭락세가 수확기 가격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확기까지 재고를 털어내지 못한 산지유통업체들은 햇벼 매입을 줄일 수밖에 없고, 이는 추가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만들 수도 있어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이 절실해 보인다.
또 9월 말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해야 하는 쌀시장 관세화 결정도 쌀값 폭락사태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쌀 관세화가 결정될 경우 농가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수확기 투매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고, 가격 대폭락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쌀 관세화 결정 어떻게 될까?
쌀 관세화 문제는 우리 정부가 당면한 시급한 해결 과제다.
정부는 그동안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을 통해 쌀시장을 전면 개방(관세화)하는 대신 2004년까지 쌀 의무수입물량(MMA)을 늘리는 길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쌀 의무수입물량은 지난 1995년 국내 쌀 소비량의 1%에서 2004년에는 4%까지 늘어났다. 또 2004년에는 이를 10년 더 연장해 2014년 현재 의무수입물량은 40만9천t으로 국내 소비량의 9%에 이른다.
이 쌀시장 개방 연장시한이 올해 말에 모두 끝난다. 정부는 9월 말까지 WTO에 쌀 시장을 어떻게 할지 통보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상유지방안, ▲쌀 관세화 한시적 유예, ▲쌀시장 전면개방 등 3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쌀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쌀 의무수입물량도 더 이상 늘리지 않는 상태에서 지금처럼 유지하는 방안인 현상유지방안은 우리로서는 최상의 선택이나 정부와 많은 전문가들은 “법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또 쌀 관세화 한시적 유예(웨이버) 역시 쌀시장을 지키기 위해 다른 품목을 내줘야 한다는 점에서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국 정부가 택할 방안은 쌀 관세화, 즉 쌀시장 전면개방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이에 따라 농업인 단체의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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