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봉 최단코스 곳곳에 비경 원점회귀 가능해 파급효과 커
영암읍사무소(읍장 문점영)가 기 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까지 월출산 탐방로를 조기 개설해줄 것을 건의한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침체되고 있는 영암읍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다.
영암읍은 군청 소재지임에도 불구하고 인구가 9천30명(10월 말 현재 주민등록인구 기준)으로, 1만 인구가 붕괴된 지 오래다. 뿐만 아니라 읍 시가지는 평일은 차치하고라도 주말에도 야간이면 '불 꺼진 항구'를 연상하게 할 정도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문점영 영암읍장은 "이런 영암읍에 활기를 불어넣는 길은 기업유치를 통해 고용을 확대하는 방안과 월출산 국립공원을 활용해 등산객들이 머물며 식당 등 상가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뿐"이라고 설명한다.
월출산 국립공원을 적극 활용하는 일은 본보가 그동안 지적해온 것처럼 영암군의 가장 큰 숙제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새로운 탐방로를 개설해 월출산 국립공원의 이용가치를 높이자는 영암읍사무소의 이번 건의는 사실 진즉에 나왔어야 했다. 그런 만큼 조기에 추진되어야할 일로 여겨지는 것이다.
■기존 탐방로 이용현황
월출산 국립공원을 찾는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주요 탐방로는 '천황사∼구름다리∼천황사'(A코스), '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천황사'(B코스), '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구정봉∼도갑사'(C코스), '경포대∼천황봉∼구정봉∼경포대'(D코스) 등 4코스다.
이들 4코스의 이용객은 B코스가 40%로 가장 많고, C코스 30%, A코스와 D코스가 각각 15% 순인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도 기준 연간이용객이 51만8천명이었으니, A코스와 D코스를 이용한 등산객은 각각 7만8천명이었고, B코스는 20만7천명, C코스는 15만5천명 정도인 셈이다.
문제는 이들 월출산 탐방로를 이용하는 등산객들 대부분이 영암읍 상가를 방문하거나 체류할 여지조차 없다는 점이다. 천황사나 도갑사, 경포대 모두 등산객들을 수용할 편의시설이 거의 전무한 형편이어서 월출산을 찾은 등산객들 태반이 곧바로 귀가하거나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실정이다.
영암읍사무소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월출산 등산객 가운데 영암읍 상가 이용률은 10%도 채 안 될 정도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이기는 하나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역사·문화적 자원이 풍부해 등산객들이 선호하는 국립공원을 끼고 있음에도 영암군의 국립공원 활용도는 거의 제로상태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인 것이다.
■'기 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 탐방로는?
영암읍사무소가 조기 개설을 건의한 '기 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 탐방로는 총연장 2.6㎞로, 기 체육공원에서 산성치까지 1.6㎞ 구간은 현재 개방되어 있고, 산성치에서 광암터까지 1㎞ 구간은 추락위험 등 안전사고 발생우려 등을 감안해 통제되어 있는 상태다.(이 탐방로의 실제거리는 총 3.3㎞로 기 체육공원에서 산성치까지는 1.8㎞, 산성치에서 광암터까지는 1.5㎞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 탐방로는 군이 케이블카 개설을 검토하고 있는 코스로, 월출산 국립공원 가운데 고인돌 바위 등 가장 빼어난 기암절벽의 장관이 연출되는 곳이다. 또 광암터를 지나 최고봉인 천황봉(809m)을 최단시간에 오를 수 있는 코스로, 과거 영암읍민들이 줄곧 활용해왔던 등산로이기도 하다.
■탐방로 개설효과는?
기 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 탐방로가 개설되면 이 코스를 활용하는 등산객들은 일단 기 체육공원 인근에 집결하거나 차량을 주차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등산객들은 이어 새로 개설된 기 체육공원∼산성치∼광암터까지의 탐방로를 이용하게 되고, 곧바로 천황봉 정상에 오른다. 또 하산할 때에는 원래 코스를 되돌아오거나, 아니면 천황사 쪽으로 내려오면서 월출산의 또 다른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천황사 쪽으로 하산한 등산객들은 氣찬묏길을 따라 월출산의 정기를 만끽하며 내려와 기 체육공원에 회귀하게 된다. 소요시간은 5시간가량이다.
영암읍사무소와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의 예측에 따르면 이 탐방로가 개설되면 월출산을 찾는 등산객의 50% 이상이 이 코스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이용객 수를 감안하면 20만명 이상이 영암읍에서 월출산 등반을 시작하고 다시 영암읍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예상이다. 등산객들이 자연스럽게 영암읍내 식당 등 상권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특히 기 체육공원∼산성대∼광암터 탐방로는 월출산의 비경 가운데 그동안 일반 등산객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는 코스이기도 해 국립공원 월출산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도 될 전망이다./이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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