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한 농가의 마음을 팝니다”
검색 입력폼
 
기획특집

“정직한 농가의 마음을 팝니다”

한국농업의 미래를 그리며…(下)오오야마농협 편

여성자치대학생 일본 농업연수
한국농업의 미래를 그리며…

영암군 여성자치대학 심화과정 수강생들이 지난 7월 1일부터 5일까지 일본 규슈지역 등 농업 선진지 견학을 통한 농업연수를 실시했다. 이들은 일본 후쿠오카현 니지 농협과 오오야마 농협 등 선진 농업의 현장을 방문하는 동안 농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열정을 보여줬다. 지난달 23일 열린 견학발표회에서 한국농업의 오늘과 미래’라는 주제로 견학의 소감과 영암농업의 희망을 말해준 김혜리씨의 발표문을 니지농협 편과 오오야마농협 편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
7월 2일 8시 20분 숙소를 출발하여 9시 50분 一村一品의 오오아먀(大山) 농협에 도착하였다.

오오야마은 조합원 885호(준조합원 203호 포함), 호당 경지면적 40a로 농지도 적고 자원도 없는, 전국에서도 가장 가난한 농촌이 NPC운동(매실, 밤을 심어서 농가경제를 부흥시키자는 소득증대운동)을 한지 45년 동안 농가호수가 전혀 감소하지 않는 것을 이들은 큰 자랑으로 생각한다.


오오야마 농협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먼저 직매장으로 향했다.

직매장에서 야노상으로부터 오오야마 농협과 직매장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우리는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였다.

이곳은 초대 조합장 야하다 하루미씨가 1961년부터 매실과 밤 생산을 적극 추천하여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매년 농업인들이 한국, 하와이, 중국 등에 연수를 다니며, 또 매년 농가에서 부담하여 후계 청년들을 3~4명씩 이스라엘에 농업연수를 보낸다고 한다. 연수에서 식문화, 생활습관 등을 배우고 돌아온 청년들은 지역의 리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농가당 평균 40a(40a = 4000m²·1,200평) 정도 매실을 재배하는데 기후로 인한 소득 불안 때문에 현재는 농가 평균 30평 정도의 시설하우스 버섯 재배를 도입하여 년 2회 수확하며 직매장을 통해 판매하는데 이것들을 ‘지네 농업’이라고 명명한다고 한다.

이곳 역시 직매장을 운영하는데 3,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생산자가 직접 가격을 책정하여 판매하며 연중 직매장에서만 판매하는 농업인들이 늘고 있으며 1인당 10,000엔에서 1,000만엔까지 판매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이곳은 매실의 다량 수확으로 인한 가격 폭락 때문에 다양한 가공식품을 연구하여 새로운 상품 만들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한다.


또 4년마다 매실 콩쿨대회를 열고 전국 모든 현에서 750여개가 출품되는데 출품작품 + α 하여 상품 노하우를 배우고 연구하고 상품화한다고 한다. 부녀회 활동으로는 연령에 맞게 장년층은 간단한 수작업을 청년층은 힘든 일을 나누어서 한다고 한다. 매우 합리적이다.

직판장에 가보니 자신의 농장을 배경으로 소박하게 찍은 인물사진과 함께 판매대 위에 매실을 비롯한 각종 농산물들이 작게 포장되어 진열되어 있는것이 인상적이었다.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 우리처럼 인증마크가 검증해 주는 것이 아니고 농업인들의 얼굴이 상표이고 인증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곳 직판장에 농산물을 출하하고자 하는 농업인은 농협에서 재배사실을 확인하고 출하를 허락하면 원하는 직판장에 원하는 양을 가격·포장· 양 등을 농업인이 자주적으로 결정하여 출하한다. 직거래 방식으로 3~4배 이상 비싸게 팔기 때문에 매년 농가 소득이 향상되고 있단다.


우리 일행은 80여 가지의 음식이 차려진 뷔페식 농가 식당으로 이동하여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이 농가 식당은 농협에서 운영하고 요리는 이지역의 농가 주부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

30년 이상 가정에서 요리를 해온 주부들이 아침에 수확한 신선한 유기재배 농산물로 요리해서 식당에 제공한다. 이로인해 농가주부들은 일자리가 생겼고 가정에서 전통요리를 해온 실력을 농가식당에서 발휘하게 된 것이 자랑스러워 연구를 해가면서 열심히 한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80%가 2시간이나 걸려서 후꾸오카에서 오는 손님들로 손님의 절반은 한번 왔던 사람이 또 오는 경우가 많단다. 다이어트를 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오오야마 농협이 이렇게 매실을 비롯한 다양한 농산물을 생산, 가공, 판매, 직매장과 식당운영 등으로 10배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도록 그들을 이끄는 힘은 무엇이며 척박한 땅과 부족한 자원으로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생산자의 지혜가 없으면 팔리지 않으며, 우리들이 만든 것은 절대 숨김이 없으며 저희들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농가의 마음을 팝니다. 안전하다고 온갖 기회를 통해 호소합니다” ‘힘내라 한국 농업’을 통해서 본 야하다 오오야마 조합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농업인들은 정직한 마음으로 안전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농협은 판매의 장을 마련하며, 조합장은 미국으로 유럽으로 돌아다니면서 5년 후 10년 후엔 이렇게 변화하겠구나 생각하고 준비하는 오오야마 농협을 통해서 입지조건이 좋은 우리 영암 농업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본다.

7월 3일 메밀국수로 유명한 구기노무라 판매장에 도착하였다.

밖에 커다란 물레방아가 정겨웠다. 물레방아로 뭘할까? 궁금하였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수차를 이용해 쌀을 찧는 물레방아였다. 수차를 이용 방아를 찧은 쌀은 1년에 60kg짜리 1,000 포대의 쌀을 생산하는데 전량 예약 판매하며, 주변의 아소산 경관과 고향에 대한 향수 등을 자극하여 15% 정도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가격이 2kg에 1,400엔 한화로 약 14,000원이라니 놀랍다.

우리 영암에도 월출산의 경관과 고향에 대한 향수와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 등을 모락모락 피어 올려 월출산 경관이 잘 보이는 곳에 물레방앗간을 설치하고 쌀을 찧어 특산품과 연계지어 판매한다면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다.

판매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우리 일행은 소바(そば)道場이라고 적혀져 있는 체험장으로 들어갔다.

실내화를 신고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씻고 원형으로 생긴 체험장에 4인 1조로 삥 둘러서니 1조에 한분씩 안내자가 있어서 직접 시연도 해 보이면서 국수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4명이 각 단계를 한 번씩 해보고 투박해 보이는 칼로 국수를 썰어 안내자에게 주고 우린 준비된 좌탁에 앉았다. 몇 분 후 국수 썰기를 끝낸 순서대로 삶은 국수가 나왔다. 투박한 용기에 소고기와 메밀국수를 끓이고 네모진 김밥 두 덩이와 단무지. 잡짤하고 비위에 맞지 않았지만 육수를 더 부어 간을 맞춘 다음 먹어 보았다. 우리 고추 된장과 함께~
체험장을 道場이라 한 까닭이 있을 터인데~ 그들의 직업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그들은 경관이 좋은 곳에 위치를 잡고 지역실정에 맞게 특색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하고 판매장을 개설하고 체험장을 만들고 관광객을 끌어 들인다.

우리는 전국 어느 관광지를 가도 비슷한 상품을 판매한다. 그러나 일본은 정책적으로 1촌 1품 운동을 전개해 지역 특산품으로 지정되면 다른 지역에서는 그 특산품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여 그 지역을 보호하고 있다고 한다.

12시 25분 소바 도장을 출발하여 구마모토항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우릴 지도하시는 현의송 교수님과 후쿠오카 시내에서 손을 흔들며 아쉬운 작별을 했다.

‘여성과 농업’이란 테마로 일본 여행을 한 것은 처음이다. 한우 일괄사육을 하고 있는 나는 매년 일본 화우개량체계를 배우기 위해 일본 선진 대규모 축산 농가 견학 프로그램을 엿보지만 아직 참석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방향을 돌려 “밥상경제학”에서 만난 메시지가 있는 관광형 농업 미에 현의 이카노사토 종합농장과 6차 산업의 효시, 야마구치현에 있는 후나카타 종합농장을 체험단의 일원으로 여력이 된다면 현의송 교수님을 모시고 방문하고 싶다.

한국 축산업의 오늘을 보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 <끝>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