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고등학교(교장 윤성중)의 학생동아리 ‘똘레랑스’의 박향원(2년) 부장은 교내에 추진하고 소녀상 건립의 취지에 대해 이처럼 설명했다.
소녀상은 지난 2011년 12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시민모금에 나서 서울시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 세운 것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지난 2015년 12월에는 한·일 일본군위안부 관련 협상이 졸속 타결되면서 거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삼호고 ‘똘레랑스’ 동아리 회원들은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소녀상 건립추진에 나섰다. 회원들은 이를 위해 ‘나비와 꿈' 프로젝트를 내걸었다. 위안부의 참상과 잊혀져가는 일제의 만행을 상기시키기 위해 ‘위안부 배지’ 500개를 제작, 판매에 나선 것이다. 배지 판매 수익금은 전액 교내 소녀상 건립에 쓰일 예정이다.
‘똘레랑스’ 동아리가 제작한 배지는 하얀 한복을 입은 단발머리 소녀가 꽃에 않아있는 노랑나비를 바라보고 있는 형상이다. 꽃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꽃다운 나이에 힘든 일을 겪었기에 추운겨울 개화한 동백꽃을 통해 그 아픔을 표현했다. 꿀을 찾아 날아든 노랑나비는 날개가 있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행복과 즐거움을 나누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노란색은 어린아이의 순수함과 밝음을 나타냈다. 또 소녀의 얼굴은 슬픔과 기쁨을 초월한 듯 표정마저 잃어버린 모습을 통해 당시 할머니들이 처했던 황폐한 상황을 암시하도록 했고, 두 손 모아 꽃과 나비를 살포시 받쳐 든 모습을 통해서는 현재의 어둠에서 벗어나 밝은 미래를 꿈꾸는 소녀가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도 담았다.
동아리 회원들은 지난 6월 17일부터 삼호고내 급식실 앞에서 소녀상 건립의 의미와 위안부에 대한 설명, 오는 8월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념의 날 취지 등이 담긴 포스터를 제작해 재학생들에게 나눠주며 동참을 호소하고 배지 1개에 4천원씩 판매에 돌입했다. 이에 소녀상 건립 취지를 이해한 전교생과 교직원, 심지어 학부모들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힘을 보탰다. 어른들에게는 경제적 능력을 감안(?)해 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박향원 부장은 “동아리 ‘똘레랑스’는 유네스코의 기본 이념인 평화와 인권, 국제이해, 지속가능한 발전의 가치를 삶 속에서 실천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세계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기르기 위한 유네스코 동아리”라고 설명했다.
박 부장은 또 “똘레랑스는 프랑스어로 ‘관용’을 뜻한다”면서, “지구촌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각기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뜻에서 동아리 이름을 ‘똘레랑스’로 지었다”고 덧붙였다.
박 부장은 특히 “소녀상이 건립되어 학생들의 역사의식을 키울 수 있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 결과물이기 때문에 더욱더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영암 관내 다른 학교에도 소녀상이 많이 세워져 할머니들의 아픔을 기억하게 되고, 할머니들 중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일본의 사죄를 꼭 받아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똘레랑스’는 위안부 문제 외에도 매년 ‘세계 공정무역의 날’에는 교내에 ‘공정무역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카페 운영에 앞서 동아리 회원들은 아동 노동 착취 근절과 공정무역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포스터를 제작해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커피와 초콜릿 등이 불공정 무역의 대표적인 상품임을 알리고 문제의식을 느끼게 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이후 3일 동안은 점심시간과 동아리활동 시간을 활용해 공정무역 카페를 운영, 수익금 전액을 ‘아름다운 커피’와 ‘HOE(비영리 교육단체)’,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에 기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교육문화를 개선하고 비록 작지만 평화로운 세계를 이루는데 뜻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해 영암군 ‘우수동아리’로 선정되기도 한 ‘똘레랑스’는 박향원 부장을 중심으로 1학년 10명, 2학년 10명, 3학년 11명 등 총 31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작될 소녀상 조형물은 실제 일본대사관 앞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작가인 김서경 작가가 만든 소녀상으로, 실제 높이 125㎝를 1/4정도 축소한 30㎝정도로 제작, 오는 11월 중 제막식을 가질 계획이다.
이승범 기자 stonetig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