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출향기업인의 고향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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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출향기업인의 고향사랑

‘나 태어나, 왜 이다지도, 못생기게 태어난 것인지, 이리 구부러지고 저리 구부러져, 어디 하나 쓰임새 없구려/서까래로, 쓰임도 아니요, 기둥감 쓰임새 없는, 보잘 것 없는 잡목(雜木)이려니/잘난 나무, 모두 고향 산천 떠나, 도시의 기둥으로 번쩍거릴 제/못생긴 나무, 고향 산천 지키는, 진정한 파수꾼이라네.’
‘못생긴 나무 산을 지킨다’는 제목의 시다.
작고한 고 김철호 전 군수는 ‘못생긴 나무가 고향을 지킨다’는 말을 즐겨했다. 이 제목으로 칼럼을 써서 일간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내용은 고향을 지키는 못생긴 나무이야기뿐 아니다. 고향사람들에게 끊임없는 애정과 관심을 베푸는 출향인사들의 고향사랑에 대한 고마움이 잔뜩 묻어나는 글을 쓸 때도 이 구절을 인용했다.
최근 영암군에 녹색자전거 100대를 기증한 이종대 재경영암군향우회장의 고향사랑도 못생긴 나무들에게 정말로 훈훈한 이야기 거리다.
이 회장이 자전거를 기증한 뜻은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떠오른 ‘저탄소 녹색성장’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국정시책에 적극 동참하고, 고향사람들이 자전거 이용을 통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기반 조성에 기여해보자는데 있다. 영암군은 이 자전거 가운데 일부를 내달 4일 개최되는 ‘氣 웰빙 산책로 군민걷기대회’에 참가한 군민들에게 경품으로 내걸기로 했다.
필자가 아는 이종대 회장은 우리고장 서호면 출신이다. 지난해부터 재경영암군향우회 회장을 맡아오면서 탁월한 리더십으로 향우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매년 불우이웃과 소년소녀가장들에게 생필품을 지원하고, 각계각층에 고향을 홍보하고 농산물 판촉활동도 벌이는 등 고향사랑도 남다르다.
인재개발을 중시하는 한백씨엔티 대표이기도 한 이종대 회장의 경영철학은 ‘사랑과 배려, 봉사와 인정의 경영’이다. 불우이웃돕기, 청소년 지원 등 다양한 사회활동이나 영암지역 인재육성을 위해 2천만원의 장학금을 기탁한 것은 그의 경영철학의 발로이기도 하다. 지난해 제33회 영암군민의 날에 자랑스런 월출인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종대 회장은 2006 유비쿼터스 기업인상, 2008 대한민국 건설문화 대상, 2009 지속창조경영 대상, 대한민국창조경영인 대상, 한국최고의 경영자 대상, 2009 한국의 아름다운 기업 선정 등의 성과를 거둔 영암이 낳은 모범 경영인이기도 하다.
사실 출향인들의 고향사랑은 한결같을 것이다. 나고 자란, 탯줄이 묻힌 곳이니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향사랑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성공을 거둬야 하고, 남에게 베푸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비록 못생긴 나무들이지만 고향을 지키는 사람들에 대해 진심에서 우러나는 감사의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못생긴 나무’를 자처한 고 김철호 군수는 향우들의 고향사랑에 항상 감사했다.
이종대 회장이 100대의 두발 자전거를 기증한 이유는 고향산천을 아름답게 보전해달라는 뜻도 담겨 있다. 영암군도 범국가적인 시책에 맞춰 친환경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니 군민들의 동참이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모든 향우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고향모습을 담아줘야 한다. 이종대 회장의 고향사랑에 군민들을 대신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발행인 겸 대표이사/문태환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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