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 기암괴석 주먹구구식 명명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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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출산 기암괴석 주먹구구식 명명 안된다

월출산은 영산(靈山)이다. 천황봉(天皇峯)을 주봉으로 구정봉(九井峯), 사자봉(獅子峯), 도갑봉(道岬峯), 주지봉(朱芝峯) 등이 동에서 서로 하나의 작은 산맥을 형성하는데, 깎아지른 듯 기암절벽이 많아 예로부터 그렇게 불러왔다. 그 산자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위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경외감을 가져온 것도 월출산이 영산이기 때문이었다.
최근 영암군이 발간한 홍보책자와 관광안내용 리플릿,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의 안내책자에 들어있는 월출산 기암괴석에 붙여진 이름들은 바로 이런 점에서 매우 유감이다.
중요한 논제이기 때문에 결론부터 밝히자면 ‘사오정바위’니 ‘저팔계바위’ 하는 식으로 영암지역민들의 정서나 역사적인 유래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야말로 개인의 직관과 주관에 따라 창작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결코 안 될 일인 것이다.
영암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월출산에는 도갑사, 무위사 등의 사찰과 국보 144호인 마애여래좌상 등 뾰족한 암봉과 골짜기를 따라 폭포와 사찰과 유적들이 산재해 있고, 곳곳에는 수많은 전설이 전해진다.
신라 말기에는 99개의 사찰이 있었다고 할 정도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월출산의 기암괴석마다 옛사람들이 붙여준 고유의 이름이 있었을 것임을 암시한다. 영암군은 멋대로 바위이름을 붙이기보다 기암괴석의 옛 이름을 찾는데 더욱 심혈을 기울였어야 옳다.
관광홍보 및 안내책자 발간은 영암군의 책임 있는 감수와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책자 발간의 주체가 영암군인지 개인인지 불명확하다는데도 문제가 있다.
동네이름이나 거리이름을 바꾸는데 수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지명위원회 등 각종 위원회까지 꾸리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출산 기암괴석의 명명에는 고증은 고사하고 지명위원회의 구성이나 심의조차 거치지 않았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물론 ‘사오정바위’니 ‘저팔계바위’니 하는 식의 명명이 일시적인 일이고 그래서 사소한 일로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유래도 없고 근거도 없는 허접스런 이름들이 고착화된다면 문제는 크다. 빨리 시정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덧붙여 이왕에 문제가 되었으니 월출산의 신령스런 기암괴석에 제 이름을 붙이기 위한 ‘월출산 바위 옛 이름 찾기’나 ‘아름다운 이름 붙이기 운동’을 범 군민운동으로 펼치는 것도 지금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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