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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모 |
오늘 9월 말까지 계속될 이번 특별전에 소개되는 작품은 3차원의 도자기를 캔버스로 활용하거나 회화적 요소를 차용한 혁신적인 작품들이다. 참여작가는 구경모, 김은정, 서희수, 이승희, 이태호, 최성재, 최수미 작가 등 이다.
구경모 작가는 자연의 생성물인 흙과 광물을 소재로 다양한 평면과 입체적 작업을 시도한 작품을 선보인다. 1,220~1,300℃로 고온초벌한 도판 위에 다양한 유약을 붓고 철가루를 뿌려 마치 그림을 그리는 듯 작업한다. 도판이 천천히 수분을 흡수하는 동안 유약이 움직이고 섞여 자연스러운 문양이 표현된다.

서희수 작가는 붕대라는 소재로 치유와 위로를 표현했다. 흙물을 입힌 붕대 여러 겹을 겹쳐 만든 흙 띠를 휘고 꼬고 서로 붙이거나 잘라 매듭을 감은 등 형태를 만든 후 가마에서 높은 온도로 구워 작품을 완성했다. 붕대를 통해 흙이 지닌 한계를 뛰어넘고 불을 이용해 형태를 고정했다.

이태호 작가는 기억의 파편을 재조립해 추억과 기억이 담긴 캐릭터 또는 물질, 동물, 인물 등 서로 관계를 맺는 대상들의 이야기를 붓으로 섬세하게 그려넣는 청화백자 작업을 했다.
최성재 작가는 편병, 사각호, 사각 편호 등 전통유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단순한 형태를 띠지만 3차원의 도자기를 마치 캔버스처럼 다양하게 활용했다. 백색 흙물을 사용하고 더 자연스럽고 강한 농담 조절을 위해 도자기를 백토 분장에 담그거나 쏟아붓는 방식을 택하며, 나뭇가지나 죽순, 수숫대 혹은 자신의 손가락으로 그림과 무늬를 그렸다.

도기박물관 김규화 관장은 "도자 예술은 흙이라는 근원적 매체로 입체와 평면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 장르다. 도자 예술의 근본 재료인 흙의 질감과 다양한 장식기법, 최종적으로 불에서 소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표면에 드러나는 회화적 특징은 도자 고유의 미적 특징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런 점에서 도자 예술은 3차원의 회화로 이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창의문화사업소 문길만 소장은 "구림도기에서 행해진 새로운 시도는 시간을 뛰어넘어 보편적인 조형으로 현대의 도예가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며, 전통 도자의 현대적 의미를 상기시킨다"면서,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현대도자의 다양한 시도와 확장성은 고대 영암지역 장인들의 시도와 맥을 같이 한다"고 관람을 권했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