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가야할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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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가 가야할 길

문 태 환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하나의 조직을 붕괴시키고 심지어 한 국가를 황폐화시키는 데는 여러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 바칠 굳은 의지가 있고 마음이 사악한 사람 한 명만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권력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어느 사회학자가 ‘품격 갖춘 지도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사회는 매우 다양한 사상과 신념과 이익이 때로는 경쟁하고 때로는 서로 의존하면서 균형을 이룬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선한 사람도 많겠지만 항상 자기만 최고라고 확신하는 사람도 있다. 주제넘거나 오만방자한 이들이 평범하게 사는 한 별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지도자가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조직과 사회에 큰 해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품격 있는 지도자가 절대 필요한 이유다.
지난 1995년 전면적으로 실시된 지방자치제는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일을 주민 자신이 처리 한다’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요구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주기적으로 치러지는 선거는 지역사회를 황폐화하는 경우가 잦다. 당선되는 순간 거의 무소불위의 권력과 권한을 갖게 되는 단체장의 횡포는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 지방자치제가 민주화를 위한 국민들의 요구에 떠밀려 시행되면서 단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이 원인일 것이다.
맥락에서 볼때 최근 김일태 군수가 군민에게 보여준 일련의 행태는 지도자들의 품격과는 거리가 있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지역사회 유지들 앞에서 한 의원에게 그가보인 언행이나, 마을의 현안을 건의한 이장을 해임한 조치가 그렇다.
특히 이장이 마을 현안을 군수에 전하고 해결을 건의하는 것은 당연했다. 비록 군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건의사항이었더라도 흔쾌히 검토에 나섰어야 했다. 이장에게 군수가 폭언을 내뱉고 그것도 모자라 해임조치한 것은 제왕적 행태의 연장선에서 볼 수밖에 없다.
사실 요즘 김 군수를 보면 선거 때 전체 군민의 심부름꾼이 되겠다며 한 표를 부탁하던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공복인지 분간도 어렵다.
권력을 가진 이의 언행은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다.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지역사회의 갈등과 분열을 야기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선거로 뽑힌 지도자는 진실해야 하고, 온갖 편견과 비방에 흔들리지 않아야 하며,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평온하고 명석함을 유지해야할 뿐만 아니라, 쓴 소리를 경청하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필자는 김 군수가 한 표를 부탁하며 군민들에게 엎드려 호소할 때 제시했던 영암의 비전과 전략이 실현되어 먼 훗날까지 명예로운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초심과 평상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공직자의 길은 결코 군림이나 탐욕의 자리가 아니다. 오히려 봉사와 헌신의 자리다. 그야말로 군민의 심부름꾼이고 머슴이어야 한다. 쓴소리가 김 군수에게 좋은 약이 되었으면 싶다.
문태환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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