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형고교의 성공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기숙형고교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인 ‘다양하고 좋은 학교 더 만들기’ 세부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기숙형고교 정책수립 배경은 농산어촌 등 교육여건이 낙후된 지역의 학교에 기숙사를 시설하여 학생들의 통학불편을 해소하고 충분한 학습시간 확보를 통한 실질적 교육기회 보장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08년에는 농산어촌 지역거점고를 중심으로 전국 82개교 중 하나로 선정된 영암고등학교는 2010년 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영암고등학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친환경 한옥형으로 건축되며, 기숙사 시설비로만 32억원을 지원받게 되었다.

기숙형공립고가 안정적으로 정착되고 성공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숙사 등 교육인프라의 구축, 지역여건 및 학교실정에 맞는 맞춤형 학교운영 프로그램 제공을 통한 교육력 제고 등이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하는 일일 것이다. 또한 우수교사 및 행정직원의 확보는 기숙형고교의 성공적인 운영에 매우 중요한 변수라고 정부로부터 연구과제를 부여받은 연구팀장인 한국비교교육학회장 정일환교수는 기숙형고교 정책토론회에서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우수교사 및 행정직원의 확보를 위한 합리적인 교직원 운영체제에 대한 방안이 모색되고 있는데 학교장의 초빙제와 교사의 초빙공모제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우수교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연구팀에서 제시되고 있는 방안 중에는 교직원을 포함한 가족에 대한 사택 제공과 기숙형학교 교직원에 대한 특별수당의 신설을 내놓고 있는데 이것은 지자체가 부담하여야 할 몫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기숙형고교의 내실있는 운영을 통하여 농산어촌 학생 배려를 통한 관외유출 방지와 지역교육 활성화을 가져올 수 있으며, 교수-학습활동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여 양질의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교육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보딩스쿨(Boarding school, 기숙학교)은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교사들도 절반 이상이 기숙사 혹은 캠퍼스 안에 있는 교사용 주택에 거주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하는 기숙학교이다. 대부분이 사립학교인 미국의 보딩스쿨은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경희대 김병찬교수가 밝힌 미국의 보딩스쿨의 주요 특징을 보면, 첫째, 우수한 학업프로그램 제공과, 둘째, 대학진학을 위한 Core Curiculum 운영(대학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 셋째, 다양한 특별활동 프로그램 제공, 넷째, 리더십 함양 프로그램 제공, 여섯째, 다문화 교육, 일곱째, 기숙사 생활(도덕, 규율 배움), 여덟째, 학교생활(교칙의 철저한 준수와 위반 시 처벌)을 들 수 있다.

연 4~5천만원의 학비를 부담하는 미국의 기숙학교는 귀족학교라고 할 정도로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이상향이다. 학교의 규모나 1:5의 교사-학생 비율 및 학급당 11~14명의 학생 수 등은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미국의 기숙학교가 추구하는 모델을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과 특징을 분석하고 다듬어 우리의 현실에 맞도록 재구상하는 것은 학교가 안을 과제이다. 지역학생 배려를 위한 기숙형고교의 운영의 기본방향으로 학생선발 방법과 모집단위에 대한 연구, 우수학생 유치 전략 마련, 지역의 요구 반영 및 학교장의 자율권 존중 등이 제시될 수 있다. 또한, 기초생활 수급대상자 자녀 등 사회 배려 대상자에 대한 지원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과제로 추진되고 있는 기숙학교가 많은 예산을 투여하여 시작한 사업인 만큼 영암고등학교가 풀어야할 과제는 첫째, 우수교원 확보와 둘째, 우수한 학업프로그램 개발, 셋째, 다양한 인성함양 프로그램 개발 운영, 넷째, 우수학생 유치와 지역학생 배려, 다섯째, 엄격하면서도 내 집과 같은 기숙사 만들기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민, 유관기관, 관내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병행되었을 때, 기숙형고교의 성공적인 결과와 발전적 정착을 가져오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