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구제역 발생 사태는 영암지역 한우농가들의 백신접종 소홀과 방역 미흡 때문에 초래됐다고 진단했다. 농식품부는 현재 국내에서 접종하고 있는 구제역 백신은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백신으로 그 효과성이 입증된 상태라면서, 그간 구제역 예방을 위해 매년 2회(4·10월) 정기 백신접종을 추진해왔고, 농장에서 백신을 올바르게 접종하면 구제역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암지역 발생농장의 경우 대부분이 농장 내 일부 개체에서만 구제역 양성이 확인된 점을 볼 때 전 개체에 대해 백신접종을 실시하지 않고 일부 개체는 백신접종을 누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실제 발생농장의 항체양성률을 보면 1차 비육동 12.5%, 3차 가족농장 43.8%, 4차 동거축 62.5%, 5차 동거축 65.0%, 6차 46.2%, 7차 75.0%, 11차 75.0%로 매우 낮았다. 특히 2024년 기준 영암군의 한우 백신항체 양성률은 92.3%(전국 97.3%)로 전국 기초지자체 중 가장 낮았다. 과태료(농가기준 항체양성률 80% 미만) 부과 농가 비율도 10.3%(전국 3.3%, 전남 3.8%)로 가장 높았다.
방역태세도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제역 발생농장들은 출입구에 차량진입 차단장비 미설치 또는 미작동, 농장전용 의복 및 신발 미비치, 농장 축산차량 미등록, 농장 울타리 미흡, 소독약품 유효기간 경과 등 다수의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료·가축운반·수의사진료 차량 등의 농장 출입 시 소독 등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농식품부 지적을 그대로 받아들이긴 어렵더라도 뼈아픈 대목도 있다. 영암군의 철저한 방역태세 확립과 한우농가의 방역수칙 준수, 완벽한 백신접종체계 구축 등은 절박한 과제라는 뜻이다. 이는 실추된 영암지역 한우산업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지역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길이기도 하다.
영암군민신문 ya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