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소극적 추진에 4년 늦어져
추진단구성 용역의뢰 등 필요
지난 3일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열린 김창조 산조탄생 120주년을 기념한 가야금 산조축제는 가야금산조를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받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사)한국산조학회(이사장 양승희)가 오래전부터 추진하고 있는 가야금산조의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사업은 가야금산조의 본향인 영암군의 지역 자존심과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전기가 아닐수 없다.
이러한 지역 대표문화 콘텐츠에 대한 세계화, 브랜드화는 지역의 자긍심 고취는 물론, 문화관광 자원화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관심과 전승, 보호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지역내 자치단체 차원의 가야금테마공원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가야금산조 사랑회가 나름대로 산조의 전승,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다소 위안이 되고있다. 그러나 지역사회와 자치단체가 가야금산조 현창사업을 잠시 뒷전으로 미뤄둔 지난 4년의 세월은 세계무형문화유산 등록 싯점을 4년여 늦춰버렸다는 지적이다.
민선3기 활발하게 추진됐던 김창조 가야금산조 현창사업이 군의 소극적 추진과 무관심, 열악한 지원의 영향으로 사회적 관심과 열기가 시들해졌던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매년 지역에서 개최되던 가야금산조 축제와 학술대회가 본향을 떠나 서울서 개최됐던 것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가야금산조를 영암군이 앞서 세계무형문화유산 에 등록하려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사회적 관심과 호응을 유도해야 한다.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둥록되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기금으로부터 전승·보전을 위한 재정적, 지술적 지원을 받게된다. 해당 문화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고 국가와 지역의 자긍심도 고취될 뿐만아니라, 문화관광자원화를 통한 지역의 관광산업과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경남 김해시는 이미 수년전 가야금의 유래지라는 대표성을 내세우며 가야국의 역사문화유적지와 가야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영암의 가야금산조가 김해시의 가야국 유적지와 가야금보다 앞서 등록을 선점하는 것도 좋지만 이들을 아울러 공동 등록을 추진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그동안 한국산조학회는 꾸준히 학술대회와 공연, 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세계무형문화유산 등록에 필요한 실적을 축적해왔고 지금도 추진 중이다. 이에 부응해 영암군의 행정적인 뒷받침과 군 자체적인 세계무형문화유산 등록을 위한 추진계획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이에대한 영암군의 입장은 산조학회가 추진하는 사업들을 적극적 지원하고, 우선 가야금산조의 도·국가 지정문화재 지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산조학회의 노력에 비하면 지극히 소극적인 계획이 아닐수 없다. 또 세계문화유산 등록까지는 10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소극적으로 보내버린 지난 4년의 시간이 아까울 뿐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가야금을 비롯해 거문고, 해금, 아쟁 등 국악의 산조가 10여개나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가야금산조 단독으로 세계무형문화유산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리군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야금산조는 10여개의 산조를 대표할 수 있는 조건은 충분하다는 점을 들어 군이 적극적으로 나설수 있는 여지는 있지만, 군은 이러한 측면이라면 산조학회가 주체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지난 10월 3일 산조축제 공연장에서 김일태 군수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군은 가야금산조 현창사업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가야금산조의 세계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해 진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부응해 우선 가야금산조를 전라남도지정문화재로서 지정받도록 하겠다는 군의 계획은 바람직하다. 세계문화유산 등록 조건으로 해당국가의 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선결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를 시작으로 영암군은 가야금산조의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순차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군 관계자 역시 “향후 추진단 구성과 용역의뢰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의 이러한 계획이 조속히 추진되고 구체화되어야 하고 군민과 관련단체의 관심, 협력과 지원 역시 절실함은 물론이다. 영암이 우수한 문화와 그 본향으로써 세계속의 영암으로 도약할수 있는 전기를 맞고, 찬란한 민족문화를 세계에 과시하고 계승,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