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폭탄에 주저앉은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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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눈 폭탄에 주저앉은 농심

구제역·AI 공포에 폭설까지 겹쳐 농가들 ‘망연자실’

하우스 붕괴, 농작물·가축폐사·동사…복구 엄두 못내
“내 가슴이 다 무너져 부렀소. 하우스 내려앉아 작물을 다 망쳤으니 계약금을 반환해야할 판인디 어쩌까 모르겄소” 알타리무를 계약재배하고 있는 하우스 8동(1천여평)이 폭설에 전파된 시종면 월롱리 최영규씨의 탄식이다.
“구제역이다 AI다 가뜩이나 방역작업에 바쁜디 오리사까지 파손돼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추가 붕괴도 걱정됩니다” 오리사 2개동, 왕겨창고 1동이 붕괴되고 오리와 병아리 600여 수가 폐사 또는 동사한 도포면 축산농가 김경훈씨가 푸념을 쏟아냈다.
김씨의 경우 오리사 붕괴와 동시에 정전까지 겹쳐 난방기가 작동하지 않아 오리들이 동사하기도 했다.
지난 연말과 새해 벽두 쏟아진 눈 폭탄에 농심이 무너져 내렸다. 영암관내 최고 44cm의 적설량을 기록하면서 들녘을 강타한 눈 폭탄과 한파에 농심이 무너져 내렸다. 농가들은 기억하고 싶지않은 2005년 겨울 폭설대란의 악몽을 떠올렸다.
시종면 최영규씨는 불과 한 달전 비닐하우스 보수작업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하우스 전동이 붕괴됐다며 황당해 했다. 최씨는 피해액을 7천여만원으로 추산했다.
또 다른 피해농가 시종면 만수리 최영수씨는 알타리무 하우스 20여 동이 전파 또는 반파됐고 피해 면적만도 7천500평에 달했다.
4일 각 읍·면사무소에는 하우스 전파 또는 반파 피해를 신고하는 농민들이 줄을 이었고, 피해액도 눈덩이 처럼 늘어났다. 시설원예작물, 가축, 밭작물, 시설물 등을 불문하고 폭설의 공습피해가 속속 드러났다.
이같은 폭설피해는 원예특작 시설작물 비닐하우스와 축사, 오리사가 상대적으로 밀집한 시종면, 도포면, 신북면에 집중됐다. 시종·도포면 지역은 인삼밭 차광막이 내려앉은 피해도 잇따랐다.
그러나 해당지역 피해 농민들은 복구작업과 추가 붕괴 방제작업을 서둘렀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들녘과 농가 진입도로 곳곳이 눈에 덮혀, 피해 복구를 위한 접근마저 어려운 상황이어서 농가들은 더욱 애를 태우고 있는 것.
농민들은 “눈 때문에 길이 얼어붙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인삼밭 차광막 복구는 눈 녹기만을 기다릴 수밖에…”라며 하소연했다. 실제 하우스 붕괴 피해농가 뿐만아니라 원예특작 등 시설작물 재배농가들도 눈 속에 갇혀 각종 농작업을 못하고 망연자실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4일 현재 영암 관내 피해는 하우스 310동 전파 도는 반파, 피해농가 139농가에 면적도 14.32ha, 피해액은 25억원에 달하고 있다.
전라남도와 영암군은 피해현황 조사와 복구대책을 서두르고 있지만 워낙 많은 눈이 쌓여있고 제설작업도 순탄치 않아 복구작업이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주말 또다시 폭설과 한파가 예고되고 있어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 겨울에는 예년 보다 잦은 한파와 눈 내리는 날이 많을 것으로 예보했다.
변중섭 기자 jusb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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