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시설 주변마을 지원사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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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매립시설 주변마을 지원사업 논란

수억원대 토지·고가 농기계 매입 각종 의혹·논란 잇따라

대책위, “숙원사업 해결서 ‘나눠먹기’로 변질, 대책 세워야”
영암군이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진했던 매립시설 주변마을 지원사업을 놓고 뒤늦은 의혹제기와 논란이 일고 있다.
매립시설 인근 마을에 지원금을 집행하면서 마을별로 수억원대의 공동이용토지를 구입해 이를 주민 4-5명이 소유하는 것으로 ‘합유등기’를 해주거나, 농기계를 구입해 활용하게 하면서 그 방법을 놓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지원방식에 대해 영암폐기물매립장주민대책위(위원장 심광천)는 당초 군과 합의한 마을 진입로 개설 등 현안사업위주에서 크게 변질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가하면, 다툼의 소지가 다분한 토지구입이 지원금 집행방식으로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주변마을 지원사업 개요
군은 삼호읍 대불산단 인근에 폐기물매립장을 건설하면서 주변마을인 엄포, 가내항, 아산, 산음, 당두, 검길, 도음전, 원용당, 대동골마을 등 9개 마을에 대해 2008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사업비 30억원을 들여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비는 당초 5억원규모였으나 대책위의 반대가 거세지면서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엄포마을에 대해서는 트랙터 등 농기계 4대와 1억3천만원 상당의 토지 5필지를 사주는 등 11억4천만원이 지원됐다. 또 가내항마을은 농기계 3대와 6억500만원 상당의 토지 5필지 등 7억8천만원이 지원됐고, 아산마을에도 농기계 3대와 4억9천600만원 상당의 토지 3필지 등 7억2천100만원이 지원됐다. 나머지 마을에 대해서도 4천500만원에서 7천만원씩 지원해 토지를 사주거나(원용당마을 1필지) 마을회관을 신축했으며, 토지매입이 여의치 않았던 대동골마을(5천만원)에 대해서만 집행이 유보된 상태다.
■마을 공동이용 토지 문제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은 엄포, 가내항, 아산 등 3개 마을에 집중된 마을 공동이용 토지 구입부분이다. 엄포마을은 논과 도로 지목의 토지 5필지를 엄포새마을회 대표 김명석 등 3명의 소유로 합유등기해 놓고 있다. 현재 도로는 공동건조장으로 쓰기위해 아스콘 포장을 해놓았고, 논은 회관부지로 쓸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 백동출 이장의 설명이다.
가내항마을은 간척지 땅인 논 5필지를 이장 김상일씨 등 4명(이중 3명은 같은 김씨라고 함) 명의로 합유등기 해놓고 있으며, 논에 대해서는 마을총회를 거쳐 경작자를 선정해 경작하게 하는 대신 평당 1천원씩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 돈은 간척지 매입에 남은 상환금 납부에 충당하고 있다.
아산마을은 이들 두 마을과 달리 역시 간척지 땅인 논 3필지를 아산마을영농조합법인 소유로 해놓고 임대 경작하도록 하고 있다. 받은 임대료는 역시 상환금 납부에 충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마을 공동이용 토지를 특정인들 명의(합유)로 소유권 이전등기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군 환경보전과 류기봉 환경미화시설담당은 “합유등기하는 방법 외에 공동이용토지를 안전하게 소유권등기할 방법이 없었다. 소유권자도 마을주민들 대부분 노약자나 부녀자들이어서 젊고 활동적인 주민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군이 땅을 매입해 마을에 준 이상 앞으로 더 이상의 행정지도에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합유등기는 상속할 수 없고 합유권 변경등기를 해야 하는데 훗날 여기에서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는 점에서 마을 지원 사업으로 토지를 사준 것 자체에 대한 적절성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군이 매입해준 땅은 전남도의 역점사업인 J프로젝트와 F1 신도시 개발 등이 본격화되면 큰 폭의 땅값 상승이 예고되어 있다.
한편 2007년12월28일 당시 김일태 군수와 6개항의 합의서에 서명했던 영암폐기물매립장주민대책위 심광천 위원장은 “합의서 서명당시 3개 마을에는 진입로를 개설하거나, 저수지 매립지를 주민들이 사용하며, 마을 앞 양어장을 매입하는데 지원금을 집행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땅을 사주고 농기계를 구입해주는 식으로 바뀌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환경보전과 류 담당은 “합의서 서명당시에도 토지구입은 있었다. 내용이 일부 바뀐 것은 주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일이지 의구심을 가질만한 부분은 결코 없다.”고 지적했다.

■농기계 구입문제
고액의 농기계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마을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하도록 구입해줬지만 보관과 유지, 고장수리문제 때문에 아무나 가져다 쓰게 할 수는 없고 누군가 점유하며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일각에서는 특정마을의 경우 농기계업자가 자신의 농기계를 모두 팔아 그 값을 마을에 내는 대신 군 지원사업으로 농기계를 사주도록 해 자신이 사용하고 있다는 설까지 나돌정도다.
실제로는 엄포마을은 농기계 4대를 임대료와 함께 마을 농작업 최우선을 조건으로 임대업자에게 대여해놓고 있고, 가내항마을은 이장이 관리하면서 누구나 쓰게하고 있다. 아산마을은 농기계값의 3분1을 미리 임대료로 받아 땅 매입에 보태고 5년 임대를 준 상태다.
환경보전과 류 담당은 “농기계의 경우 논란과 문제가 많아 주민지원사업으로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원사업 이대로 좋은가
매립시설 주변마을 지원사업을 놓고 뒤늦은 의혹과 논란이 잇따르는 것은 폐기물처리장 지원사업이 당초 취지와는 달리 피해지역 주민들의 ‘지원금 나눠먹기’식으로 변질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폐기물처리장은 혐오시설이고, 이른바 ‘님비현상’이 불가피한 시설인 점에서 입지하는데 어려움이 많아 도입된 것이 지원사업이다. 보상과는 달리 마을 또는 지역 공동의 목적과 이익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거나 기금을 만들어 쓰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영암군의 경우에서처럼 주민들은 마을 안길 포장이나 회관신축보다도 지원금 그대로를 지원받기 원하고 있다. 이번의 경우 그 결과물이 땅과 농기계 등인 셈이다. 군서면에 지어진 소각장의 경우도 지원사업을 통해 마을별로 토지를 매입해줬다.
환경보전과 류 담당은 “현행 법과 제도상 농사짓는 주민들임을 감안하면 토지를 구입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법 외에 달리 마땅한 지원방법을 찾기가 어렵다”면서 “다만 사후관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보겠다”고 말했다.

합유란?
법률의 규정 또는 계약에 의하여 수인이 조합체로서 물건을 소유하는 관계다. 합유자는 지분을 갖고 있으나 지분처분의 자유와 분할청구권이 없다. 지분은 합유물 전부에 미치고, 합유물의 보존행위는 각자 할 수 있으나 합유물을 변경·처분하는 경우에는 합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합유자는 전원의 동의 없이 합유물에 대한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고 합유물의 분할을 청구하지 못한다. 합유권은 상속하지 못하고 변경해야 하는데 이 경우 별도의 약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합유자 사망시 변경등기할 토대가 있어야 안전한 소유방법이 될 수 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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