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로 나만의 도기 빚고 전시회도 보고…’생활박물관’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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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로 나만의 도기 빚고 전시회도 보고…’생활박물관’ 각광

氣찬 名所 탐방 - 영암도기박물관

‘일일물레체험’, ‘황토로 빚는 웰빙’ 등 체험 프로그램 관광객 꾸준한 증가
‘달을 빚는 도예가 10인’전, ‘남도에서 도예가로 살다’전 등 전시회도 풍부
한 지역의 문화가 살아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살펴보려면 그 지역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 문화시설을 둘러보는 것이 좋은 지표가 된다.
영암의 대표 명소인 도기박물관은 관람객과 함께하는 문화시설인 점이 특징이다. 살아있는 영암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일반관람객들을 위한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문화 활동의 장을 활짝 열어 그 인기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군서면 구림리에 위치한 영암도기박물관은 국가사적 제338호인 구림도기가마터에서 출토된 우리나라 최초의 시유도기의 역사성을 토대로 영암이 시유기술의 메카임을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1999년에 개관, 2009년 박물관으로 등록됐다.

■ 체험프로그램
도기박물관은 그동안 이런 역사성을 살린 프로그램으로 ‘황토를 이용해 직접 빚는 나만의 도기 만들기’, ‘물레를 이용하여 그릇을 빚어볼 수 있는 일일물레체험’ 등을 통해 남녀노소 모든 계층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일일 물레체험은 전문가와 함께 1대1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평소 도자기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다.
성인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생활도예교실인 ‘황토로 빚는 웰빙’(3~5월/9~11월 매주 화요일)은 생활에 필요한 컵, 접시, 화분, 단지 등을 손쉽게 만들어 가지고갈 수 있어 수강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2011년에는 1년 동안 수강생들이 만들었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박물관 전시실에서 작품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생활도예교실은 초보자를 위한 기초과정으로 점토를 다루는 과정부터 소품제작 및 다양한 장식기법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기초과정을 이수하면 심화과정에서는 물레성형기법으로 실생활에서 활용도가 높은 밥그릇이나 접시, 물컵 등을 빚어 볼 수 있으며 숙련도에 따라 난이도가 높은 작품들도 만들 수 있다.
도기박물관의 이런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한 관람객은 박물관으로 등록한 이후 30%정도 증가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는 영암에 거주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과 세 자녀 이상 가구의 자녀들에게는 체험비를 50% 할인하는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문화에 소외되기 쉬운 계층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민이 함께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열린 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는 것.
■ 전시프로그램은
도기박물관은 매년 봄, 가을 (연 2회)에 걸쳐 국내외 저명한 도예가를 초대해 전시행사를 열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보기 힘든 전시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전시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수준 높은 작품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도자문화의 이해를 위한 문화 정보를 제공하는 등 서남권의 대표 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영암 월출산의 상징적 표상인 ‘달’을 소재로 한 달 항아리 전 ‘달을 빚는 도예가 10인’전이 4월6일부터 5월31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또 남도 도자문화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남도에서 도예가로 살다’전도 10월말에서 12월말까지 열린다.
또 4월에 열리는 왕인문화축제기간에는 영암도기 할인판매를 비롯하여 장작가마 영암요 소성행사가 예정되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혜택과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 영암도기박물관은
김규화 학예연구사는 “영암도기박물관은 국가사적 제338호 구림도기가마터에서 출토된 우리나라 최초 시유도기의 역사성을 토대로 영암이 시유기술의 메카임을 널리 알리고 구림도기의 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영암의 도기문화의 역량을 알리고 문화적 우수성을 홍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많은 문화시설들이 개관 당시에만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이후에는 새로운 전시나 체험 프로그램개발에 엄두를 못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문화시설로서 관람객과 함께하기 위한 꾸준한 전시 개최와 체험프로그램 운영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가고 있고, 구림도기의 역사성을 계승한 영암도기의 생산 판매를 통해 지역문화를 알리고 도기의 대중화를 위한 다각도의 시도를 전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영암은 서남권관광의 요충지로, 강진, 무안, 목포, 해남, 나주 등 문화탐방의 중심지이자 강진 청자, 해남 녹청자, 무안 분청, 장흥 백자문화 등 서남권의 도자문화를 통합하고 아우르는 역할을 하는 거점지역이다. 도기박물관은 바로 이곳 영암에서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던 자기문화 태동의 근원적 기술인 시유도기 제작기술을 전위적으로 시도했던 고대의 도공의 모험정신을 본받아 서남권이 도자문화의 중심지임을 알리는 끊임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지자체들은 여러 유형의 전문박물관과 미술관 등 문화시설을 앞 다퉈 갖추고 있다. 지역민의 감성을 어루만지고 문화생활을 통한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욕구에 부응한 것이리라. 하지만 이제는 문화시설이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삶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관람객과 함께 느끼고 호흡하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 영암도기박물관이 추구하고 있는 운영방침은 여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편집국장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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