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영암왕인문화축제 뭘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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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영암왕인문화축제 뭘 남겼나?

관광객 직접 참여해 즐기는 ‘명품’ 인문축제 자리매김
사상 첫 벚꽃없는 축제…향후 축제 때 연계대책 세워야
■ 인문축제(人文祝祭)의 원조 자리매김
폐막공연 ‘영암아리랑’을 끝으로 4일간의 화려한 대장정의 막을 내린 ‘2012 영암왕인문화축제’는 왕인박사를 추모하기 위한 ‘춘향대제’와 왕인박사의 탄생부터 도일까지의 과정을 그린 메가 퍼레이드 ‘왕인박사 일본가오!’ 등 대표 프로그램들이 역사성과 무게감을 더하며 국내외 관광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또한 기(氣)의 고장 영암을 신명나는 민속놀이로 풀어낸 ‘기찬들 대동놀이’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행사와 전시행사 등 모두 69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 관광객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진정한 축제의 한 마당이 됐다.
도포면의 도포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전통 민속놀이인 ‘도포제줄다리기’에는 방문객들이 직접 참여하도록 진행했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왕인박사 유적지와 구림마을에 산재한 역사유적을 자전거로 답사하면서 영암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고 배우는 기회가 된 ‘왕인의 길 자전거 답사’는 아이들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았다. 이 때문에 군은 ‘왕인의 길 자전거 답사’의 경우 축제가 끝났어도 벚꽃이 만개한 시기에 맞춰 운영을 연장하기로 했다.
‘왕인 골든 벨 OX 퀴즈대회’와 ‘청소년 댄스뮤직페스티벌’, ‘몸짓난장 비보이 & 마샬아츠’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대폭 확충해 젊은 층이 매력을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 벚꽃이 개화하지 않아 관광객이 적었던 이유도 있으나 주말과 휴일 많은 내방객이 찾았으나 교통체증이나 주차불편 등이 없도록 자발적인 참여 또는 협조에 나선 지역민과 영암경찰의 노력도 돋보였다.
군 관계자는 “매년 영암왕인문화축제를 잊지 않고 찾는 국내 관광객들과 중국, 일본 등 해외관광객들에게 축제장을 찾는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 5년 연속 유망축제인 영암왕인문화축제가 한국의 대표적인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 사상 첫 ‘벚꽃 없는 축제’ 아쉬움
올 축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사상 첫 ‘벚꽃 없는 축제’가 된데 따른 아쉬움도 크다.
올 축제 때 벚꽃이 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쌀쌀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미리 예상됐던 일이다. 이는 비단 영암만 아니라 구례 산수유 축제나 광양 매화축제,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진해 군항제 등도 마찬가지로, 전국 곳곳에서 그야말로 ‘꽃 없는’ 꽃 축제가 열렸다.
군 문화관광실 장창은 관광진흥담당의 지적처럼 영암의 왕인문화축제는 왕인박사라는 역사적인 인물을 소재로 한 축제이지 ‘벚꽃축제’는 아니다. 하지만 축제기간 당연히 만개하거나 적어도 화사한 벚꽃의 자태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예전과는 달리 올해는 벚꽃이 아예 피질 않았다. 이로 인해 축제는 비록 프로그램대로 진행되었지만 정작 이 프로그램을 지켜보아야 할 관광객은 거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에서 왕인축제를 벚꽃과 분리해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문축제의 성격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되 봄철 영암의 관광자원인 벚꽃과의 연계는 필수적인 대책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상 처음으로 벚꽃 없는 축제가 되면서 ‘2012 영암왕인문화축제’를 찾은 관광객은 51만3천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2009년 축제 때 군이 추산했던 105만 관광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군은 벚꽃이 만개하는 금주와 내주 많은 관광객들이 축제장이었던 왕인박사 유적지 등을 찾을 것이기 때문에 결국 축제를 전후해 영암을 찾은 관광객은 100만명을 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축제 때 찾은 100만 관광객과 축제 후 관광객까지 합해 100만 관광객은 의미가 다르다. 실제로 왕인박사 유적지 인근 식당이나 민박 등의 경우 이번 축제기간 ‘재미’를 못 봤다. 벚꽃이 만개하면 손님들이 찾겠거니 기대하고는 있지만 벚꽃이 활짝 핀 채 축제까지 열린 상황과는 결코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 업주들의 주장이다. 왕인문화축제를 이왕이면 벚꽃과 연계해 개최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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