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영암 대표특산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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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태풍피해 영암 대표특산물 어쩌나?

금정 대봉감

제15호 태풍 ‘볼라벤’과 제14호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영암의 대표특산물인 삼호 무화과와 금정 대봉감(떫은감)에 각각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군 친환경농업과 집계에 따르면 떫은 감은 620ha 재배면적 전체에 파엽이 발생했다. 한창 출하해야 할 무화과 역시 277ha 가운데 221ha에 파엽이 발생해 사상 최악의 냉해를 입은 지난해보다도 더 큰 감수(減收)가 현실화됐다. 태풍피해가 심각한 영암 대표특산물의 현주소와 과제를 2회에 걸쳐 점검한다.
<편집자註>
“올 농사 80% 이상 減收…내년이 더 걱정”
破葉 심해 낙과 지속, 많은 감나무는 벌써 싹 트기도
농작물재해보험 경과일수 감가규정 등 보완작업 절실
떫은 감 주산지인 금정면의 대봉감은 재배면적 전체에 파엽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엄청난 강풍을 견뎌내고 나뭇가지에 달려있던 감은 힘없이 땅에 떨어져 나뒹군다. 어떤 과원은 나뒹구는 감으로 누렇기까지 하다.
지난 9월17일 본사를 찾은 금정면 대봉감 재배농민들인 신정옥, 박춘홍, 오상표, 김익곤, 최영택, 임찬주씨 등은 이구동성으로 이번 ‘쌍둥이’ 태풍으로 인한 “대봉감 감수피해는 80%를 넘을 것”이라고 했다. 2005년 탐진댐 담수 이래 2006년부터 거의 해마다 저온피해에 시달려온 점에서 상실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마을 어르신들은 올해 금정 대봉감에 발생한 피해는 “살다 살다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익곤씨는 “엄청난 강풍이 몰아쳐 감나무에 열매는 고사하고 잎까지 완전히 떨어져 그야말로 올해 대봉감 농사는 모두 망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나무에 매달려있던 대봉감은 잎이 없으니 계속 낙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온전한 나무라도 올해는 제대로 된 품질의 대봉감 수확은 진즉에 틀렸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택씨는 “올 농사 뿐 아니라 내년 농사가 더 걱정”이라고 말한다. 감나무에 양분을 축적할 잎이 없기 때문이다. 또 가지에 붙어 있던 열매마저 계속 떨어지면서 많은 감나무에서 내년 5월에 나와야 할 싹이 벌써 트고 있다. 이런 상태면 내년에는 꽃눈형성이 안 돼 열매가 맺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가지치기와 영양제 살포 등을 통해 수세를 키우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벌써 서늘해지고 있는 기온이 문제다. 겨울철 동해까지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오상표씨는 이번 태풍피해의 후유증이 “적어도 2∼3년 지속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다.
이들 대봉감 재배농민들은 농작물재해보험의 문제점 지적도 빠뜨리지 않았다. 보험에 가입해두었기 때문에 받게 될 보상금은 기껏해야 영농비나 충당할 정도로 적다. 또 가입률이 30∼40% 선인 것에서 보듯 대부분의 재배농민들은 보험가입도 외면하고 있다.
보장방식도 문제다. 태풍으로 떫은 감이 100% 낙엽피해를 입은 경우 자기부담률 20%와 경과일수에 따른 감가규정 등으로 64%정도만 피해로 인정을 받는다. 떫은 감에 대해 단감과 똑같이 경과규정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배농민들은 “떫은 감은 제대로 익어야 수확할 수 있고, 강풍에 잎과 열매가 잘 떨어지는 속성을 지닌 만큼 경과일수에 따른 감가규정을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밖에 착과율을 조사한 뒤 보험료를 계산하는 등의 보험제도 전반에 걸친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금정 대봉감이 사상 최악의 태풍피해를 입으면서 설 명절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았던 생과는 물론 곶감과 감 말랭이까지도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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