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쌀값상승 심상치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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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수확기 쌀값상승 심상치않다

산지 쌀값 전년대비 5.1% 이상 오름세 파동 조짐도

재배 면적 및 생산량 감소 때문…비축미 매입 차질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쌀값동향이 심상치않다.
통상 쌀 수확철인 10월 하순이면 쌀값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히려 큰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수확기 쌀값 오름세는 쌀 재배면적이 해마다 계속 줄어들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때문으로, 올해는 태풍 피해까지 겹쳐 심상치않은 가격파동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중순 산지 쌀 가격은 80㎏ 한 가마에 17만3천3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산지가격이 17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분석한 도매가격도 비슷하다. 9월 말 20㎏ 한 가마에 4만1천800원이던 쌀 도매가격은 10월 말 현재 4만2천400원으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보다 5% 이상, 평년(최근 5년 평균 3만7천원 선)에 비해서는 13% 이상 오른 가격이다.
수확기 산지 쌀값이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르고 있는 것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재배면적 감소와 이에 따른 유례 없는 생산량 감소 때문이다.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이 407만4천톤으로 전년보다 무려 15만톤이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단위면적(10a)당 예상 생산량이 481kg으로 전년의 496kg 보다 3.0%인 15kg 감소했고, 벼 재배면적도 전년 85만4천ha에 비해 0.5% 감소한 84만9천ha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태풍 피해가 심각한 전남지역 쌀 생산량은 전국 평균 생산량 감소폭을 훨씬 웃돌며 32년만에 최저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남은 쌀 재배면적이 지난해 17만4천930ha에서 17만3천283ha로 0.9% 감소했고, 예상 생산량도 82만9천40t에서 72만9천498t으로 12.0%나 줄었다. 이같은 전남지역 예상 쌀 생산량 감소비율은 전국 평균(3.5%)보다 훨씬 높고,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으며, 지난 1980년 68만9천t 이후 32년만에 최저 생산량이다.
쌀값이 이례적으로 오르면서 그 파장도 일파만파다.
우선 지난 9월21일 시작된 2012년산 공공비축미곡 매입이 차질을 빚고 있다. 공공비축미곡 매입에 따른 우선지급금이 전년보다 2천원 인상된 벼 1등급 기준 40kg 포대당 4만9천원으로 결정됐으나 산지 쌀 가격은 5만4천원선으로 훨씬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농민회가 올해 공공비축미곡 매입가격이 생산비에도 못미친다며 수매를 거부하는 운동을 펼치고 있어 수매차질은 물론 쌀값 상승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수확기 쌀값 상승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재배면적의 급감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자칫 식량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황주홍 의원(장흥·강진·영암)은 “2012년 농림수산식품 주요통계에 따르면 2011 양곡년도 기준 우리나라 식량 자급률은 역대 최저치인 22.6%로 나타났다”며 “이는 2010년에 비해 무려 5%나 곤두박질친 것으로 식량자급률이 1년 사이에 5%나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1970년 이후로 40여년만에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또 “품목별로는 쌀의 경우 2010년에는 104.6%였던 자급률이 태풍 곤파스에 의한 피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2011년에 83%로 하락했다는 점은 감안될 수 있겠지만, 밀(0.2% 상승)을 제외한 보리쌀, 옥수수, 두류, 서류 등 모든 작물의 자급률이 떨어졌다”며 “농식품부의 2020년 식량자급률 목표가 32%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식량 안보에 확실한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황 의원은 “2011년에는 2010년보다 쌀 생산량이 7만1천톤이 줄었고, 올해는 벼 백수피해 면적이 11만ha에 이르고 있어 2년 연속 쌀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2012년, 2013년에도 식량 자급률은 계속해서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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