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합(野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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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합(野合)

야합(野合)이란 ‘들판(野)에서 합궁(合宮)한다’는 말이다. 본디 ‘좋지 못한 목적아래 서로 어울림’을 뜻하거나 ‘부부 아닌 남녀가 서로 정을 통함’을 일컫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야합의 역사는 공자가 탄생한 계기다. 사마천이 쓴 사기에 ‘紇與顔氏女野合而生孔子(흘여안씨녀야합이생공자, 즉 숙량흘이 안씨의 딸과 야합하여 공자를 낳았다)’라고 쓰여 있다. 공자의 아버지인 숙량흘은 노나라의 시씨 집안에 장가들었으나 아홉 딸만을 낳았다. 다시 첩을 얻었으나 맹피(孟皮)라는 다리불구의 아들을 낳았다. 결국 60세의 나이에 안씨 집안의 셋째 딸인 안징재(顔徵在)와 정을 통해 낳은 이가 바로 공자였다.
하지만 공자의 탄생을 야합의 결과로 본 사기를 통해서는 야합이 지닌 부정적인 뜻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 사기정의(史記正義)에는 이런 해석도 있다.
남자는 생후 8개월이면 이가 돋고 8세가 되면 젖니가 훼손된다. 8에 8을 합하면 16이 되는데, 남자는 이 16세에 양도(陽道)가 형성되어 통한다. 또 8에 8을 곱한 64세에 이르면 양도가 소멸된다. 반면에 여자는 생후 7개월 만에 이빨이 생기고 7세에 젖니가 빠진다. 7에 7을 더하면 14가 되는데, 여자는 이 14세에 음도(陰道)가 통한다. 또 7과 7을 곱한 49세에는 음도가 모두 단절된다. 남녀가 바로 이 연령(64와 49)을 벗어나면 ‘야합’이라 한다. 양도와 음도가 소멸된 후 임신이 되는 특별한 경우의 통정을 야합이라고 한다는 것이다. 대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야합과 배신, 합종연횡이 난무하는 때이기도 하다. 그중 단연 압권은 당적(黨籍) 바꾸기를 손바닥 뒤집는 일보다 더 자주해온 이인제가 정권교체를 위한 야당의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매도한 일이다. 선진통일당을 새누리에 갖다 바친(?) 그가 이제 전 국민적 관심사가 된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맹공 하는 선두에 섰다. 하지만 어쩌랴. 야합이 위대한 성인인 공자 탄생의 비밀이었음을 알고 한 말이라면 정말로 선견지명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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