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교육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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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교육을 할 것인가?

황용주 전 영암여중·고 교장 영암미래교육연구회장

입동이 지나 월출산 기찬묏길에 산책을 나갔더니 바람에 떨어진 누런 솔잎들이 무수히 쌓여 있었다. 또한, 울긋불긋 단풍잎들은 가지에 달려 있거나 떨어진 채 형형색색으로 고운 빛깔을 뽐내고 있었으며 저무는 햇살에 반사되어 길손의 발걸음을 머무르게 한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가을의 참다운 아름다움이 아닐까?.
젊은 시절 교단에 발을 디딘 후 후학을 가르치기 위한 일념으로 사명을 갖고 열악한 교육환경인 도서벽지를 마다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청춘을 다해 열정적으로 헌신하며 살았던 교육자들이 갑자기 변화하는 교육환경으로 교단을 떠나는 것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학생의 모든 언행이 학교교육으로 매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어떻게 해야만 학생의 참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반문하고 싶다. 게으르고 태만한 아이들, 등교하는 시간에 늦은 학생, 친구들과 싸움을 하며 말썽을 피워는 아이들, 컴퓨터 게임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 불량 싸이트를 찾아 밤 늦게까지 시간을 보낸다는 아이들, 도대체 누구의 자녀들인가?. 또한 수업을 하는데 휴대전화로 문자보내기는 그래도 옛날 이야기란다. 지금은 휴대폰을 압수당한 학생이 교무실에서 교사를 폭행하고, 꾸지람을 듣자 욕설을 퍼붓고 소란을 피우다 지도를 받던 학생이 오히려 교사의 머리를 때리는 일이 벌어진다면 도대체 누구의 제자들인가?. 이 모든 일들이 지난 1년간 학교현장에서 일어난 일들이며 신문지상이나 TV를 통하여 우리에게 이미 알려진 일선 학교의 현실이기도 하다. 그래도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연륜이 깊이 쌓인 선생님들이 버팀목이 되었는데 안타깝게 정든 학교를 떠나는 선생님이 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9년 2776명이던 명예퇴직 교사(초중고교)가 2010년 3548명, 2011년 3818명, 올해에는 4743명으로 늘었다. 교사는 흔히 선망의 직업으로 여겨지는데 선생님들은 왜 학교를 떠나려는 걸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월 초중고교 교사 3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많은 교사는 명예퇴직의 이유로 ‘교육환경 변화에 따른 어려움’(94.9%)과 ‘학생인권조례 추진 등으로 학생지도의 어려움 및 교권추락 현상’(70.7%)을 꼽았다. 교사를 포기하고 싶다는 하소연이 많았다.
특히 학생인권만 강조한 일부 시도 교육감은 체벌을 금지할 뿐만 아니라 교원의 평가도 학생이 참여하는 제도를 행정적으로 강조하여 교원으로서 자존심과 권위가 실추되어 학생을 가르칠 의욕이 상실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교사를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가해자로 몰아붙여 학생지도에 재갈을 물리는 바람에 교사들의 손발을 꽁꽁 묶어 경찰들의 눈치를 보는 실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교사에게 함부로 대하더라도 엄하게 통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요즈음 학교 현장의 아픔이기도 하다.
한국의 미래를 20년만 생각해 보자. 이 아이들이 한국을 떠받치고 나갈 인재들인데 각 가정에서 아이들의 인성을 뒷전에 두고 바르게 가르치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미래가 어떻하겠는가?.
교육은 시대 환경에 따라 적절히 변화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여 개혁적인 말을 앞 다투어 선언적으로만 내놓기만 한다면 교육 현장에서는 혼란스럽고 안정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는데 한계에 이르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마구 흔들어 대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선 교사들이 철학과 사명의식을 갖고 열심히 가르치도록 응원해 주자. 그리고 내부의 자성하는 목소리도 들어 보자. 그리고 무엇보다 먼저 중요한 것은 행정업무를 간소화하고 교수-학습방법개선으로 질적인 학력 신장에 매진할 수 있도록 요구하자. 그리고 교과부와 시도 교육청이 교권을 보호할 제도를 정비하여 지원해 주는 울타리 역할을 톡톡히 해 줄 것을 바라는 바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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