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서도 최고 ‘농업 匠人’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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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제

영암서도 최고 ‘농업 匠人’ 탄생

시종면 동인농장 배상록씨 ‘농업 마이스터’ 지정

우리 농업과 농촌을 이끌어갈 ‘최고의 농업 장인(匠人)’이 영암에서도 탄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22일 충남대 국제문화회관 백마홀에서 ‘제1회 농업 마이스터 지정서 수여식’을 갖고 배상록(60·시종면 구산리)씨 등 24개 품목 102명의 ‘농업 마이스터(Agriculture Meister)’에게 지정서와 현판을 수여했다.
친환경영암배사업단 ‘동인농장’(신북면 행정리)을 경영하고 있는 배상록 마이스터는 지난해 12월 농업마이스터대학 졸업자 등 1천21명의 분야별 전문농업인이 경합을 벌인 제1회 농업 마이스터 역량평가에서 1차 필기시험과 2차 역량평가, 3차 현장심사 등 장장 6개월에 걸쳐 진행된 전문가들의 엄격한 평가과정을 최종 통과한 102명 중 한명에 들었다.
배상록 마이스터가 속한 분야는 과수(배)로 모두 33명이 경합을 벌였으며, 그 결과 최종적으로 배 부문 마이스터로 선정된 농업인은 배상록씨 외에 나주 2명, 경북 1명 등 모두 4명에 불과하다.
농업마이스터(전문농업경영인)는 재배품목에 대한 전문기술과 지식, 경영능력을 갖추고 이를 다른 농업인 등에게 교육 컨설팅 할 수 있는 ‘농업분야 최고의 장인’이다. 이들은 앞으로 후계 농업인들의 ‘멘토’이자 농업인들의 ‘롤 모델’로 활동하며, 농업에 창조경제를 실현할 인력육성의 신 성장 동력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농고생 및 농대생 등 후계 농업인력에 대한 멘토 역할과 우수 농업기술 및 경영기법 등의 전수를 위한 현장실습교수, 영농컨설팅 및 품목별 각종 영농기술자문위원 등의 활동도 하게 된다.
농림축산식품부 이동필 장관은 이날 수여식에서 “농업 마이스터는 대한민국 농업분야의 최고 장인으로 무한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도 좋다”면서 “정부는 선정된 마이스터들을 현장실습교수, 영농컨설턴트, 멘토, 평가위원 등으로 적극 활용하고 각종 보수교육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1회 농업 마이스터 부문별 최종지정자는 ▲수도작 1명 ▲전작 2명 ▲사과 13명 ▲배 4명 ▲포도 7명 ▲복숭아 7명 ▲단감 3명 ▲감귤 3명 ▲아열대과수 1명 ▲딸기 5명 ▲파프리카 1명 ▲조미채소 2명 ▲시설채소 8명 ▲화훼 2명 ▲토마토 3명 ▲한우 9명 ▲양돈 8명 ▲양계 2명 ▲흑염소 2명 ▲인삼 5명 ▲버섯 5명 ▲친환경경종 2명 ▲친환경과수 1명 ▲친환경채소 6명 등이다. 이 가운데 여성은 1명이다.
인터뷰 배 상 록 농업마이스터
“기능성 배 생산에 도전할 터”
“배 재배를 위한 토양관리에서부터 최종적인 상품 판매, 즉 유통에 이르기까지 농업의 모든 과정에 대한 평가결과인 점에서 무한한 영광이고 따라서 감개무량합니다. 제사상에나 올리는 보기만 좋은 배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배, 더 나아가 최종적으로는 기능성 배 생산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배 부문 ‘농업 마이스터’ 관문을 뚫은 배상록 동인농장(친환경영암배사업단) 대표는 “나주배 보다 품질에서 오히려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암배 생산농가들에게 큰 힘이 되고,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이처럼 밝혔다.
이번 농업 마이스터 지정이 평생 농업에만 종사해온 농민에게는 공인 박사학위보다도 더 큰 가치이자 영광이라는 점에서 대화 내내 기쁨을 감추지 못한 배상록 마이스터의 원래 꿈은 뜻밖에도 양돈이었다.
1990년10월 농림부 주선으로 처음 실시된 덴마크와 네덜란드 낙농양돈분야 해외연수에 1기로 참여한 배상록 마이스터는 농림부로부터 30억원을 지원받아 시종면에 첫 ‘무창 돈사’를 지었다. 영암을 대한민국 양돈 1번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에서였다. 영국에서 돼지 120두를 수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내 여러 갈등과 잡음 때문에 1997년 꿈을 접었다. 대신 농장 주변에 구입해놓은 밭에 틈틈이 배를 재배했고, 2000년부터는 아예 배 농사에 명운을 걸었다.
“배 생산과 품질향상을 위한 각종 연수는 빼놓지 않고 참가했습니다. 2002년 영암군배꽃연구회를 만들어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했고, 2007년에는 영암군 친환경 배 연구 사업단을 만들어 이끌기도 했습니다. 항상 배우고 익히고자 했던 것이 농업 마이스터가 되는 비결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배상록 마이스터가 이수한 각종 농업 관련 연수는 일일이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유기농업연수, 자연농업기본연찬과정, 친환경과수반교육, 농산물마케팅교육과정, 생명농업전문경영자과정, 해외연수 등등. 배상록 마이스터는 이들 각종 연수를 통해 전문가들이 갖고 있는 기술과 노하우를 그대로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어냈던 것.
배상록 마이스터의 배 재배방법의 특징은 미생물농법이다. 이 때문에 농장 곳곳에는 함초, 해초류, 구기자, 오가피, 매실, 쑥 등등의 효소발효단지가 가득하다. 3년 전에는 매실 엑기스를 활용해 새콤달콤한 배를 생산했던 경험을 토대로 요즘은 홍삼 효소를 사용해 사포닌 성분이 배에 스며드는지 열심히 연구 중이다. 상품이 나오면 성분분석도 의뢰할 참이다.
신세계백화점에서 최고 품질의 배(★다섯 개)로 선정되어 최고가에 팔리기도 한 동인농장의 배에 대해 배상록 마이스터는 “품질면에서 영암배는 진즉부터 나주배를 능가했다”면서 “영암배의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홍보할 수 있도록 군에서 보다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앞으로 영농컨설턴트 등으로 활동하게 됨에 따라 농장에 후계농업인들이 침식을 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미생물배양시설을 갖추겠다고 말하는 배상록 마이스터의 최종 꿈은 기능성 배 생산이다.
“제사상차림이나 명절 때면 구입하는 배를 생산하고 싶지 않습니다. 사시사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찾는 과일로서의 배, 더 나아가 우리 몸에 유익한 기능성 배를 생산하고 싶습니다.”
든든한 동지이자 부인인 정은숙 여사(58)와 함께 지정서와 현판을 자랑스럽게 들어보이는 배상록 마이스터는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전화를 걸어 “군과 군 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오늘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꼭 표현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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