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스로트(Deep Thr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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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 스로트(Deep Throat)

권력남용의 대표적인 사건으로 워터게이트사건(Watergate Affair)을 꼽는다. 1972년 미국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 체포된 사건이다. 워싱턴 포스트와 CBS뉴스 등 언론과 의회, 그리고 최고재판소 등이 그 직책을 충실하게 완수하지 못했더라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이로 인해 무너졌을지도 모른다.
워터게이트사건 당시 언론이 닉슨 행정부의 치부를 폭로하는 기사를 쓰게 만든 또 다른 공로자가 있다. 바로 ‘딥 스로트(Deep Throat)’다. 이른바 워터게이트 스캔들에 닉슨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었음을 알려준 정보원의 별명이다. 워싱턴 포스트의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 기자는 이 딥 스로트의 도움을 받아 여러 편의 폭로기사를 썼다. 닉슨 대통령은 결국 이 때문에 사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딥 스로트는 당시 인기 있던 포르노영화 제목이었다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이사 하워드 시몬스가 비밀정보원에게 ‘딥 스로트’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유명해졌다. 요즘은 ‘익명의 제보자’ 또는 ‘내부고발자’라는 뜻의 보통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닉슨이 사임한 뒤 지난 30년 동안 미국에서는 딥 스로트가 누구인가가 최대의 수수께끼였다. 그러나 마침내 2005년 91세의 마크 펠트라는 사람이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딥 스로트임을 밝혔다.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이 확인했음은 물론이다.
국가정보원에 이어 군 사이버사령부까지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분명해지고 있다. 다름 아닌 국기문란의 행위를 덮으려는 세력에 맞서 딥 스로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용기 있는 사람들 때문이다. 하지만 메아리는 아직 없다. 야당인 민주당은 “대선불복이냐”는 으름장에 꼬리 사리기 바쁘다. 신문과 방송은 모르는 채 딴청이다. 진실을 폭로한 딥 스로트의 명예는 그리하여 회복할 길이 없다. 덩달아 우리 모두가 지켜야할 민주주의도 점점 더 위태롭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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