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크지만 우려도 있다. 새 당에 대한 지지율이 나쁜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화끈한 호응을 얻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새 당의 인기가 새누리당에 비해 더 높지 못한 결정적 이유가 뭘까? 정말 잘 생각해봐야 한다. 뭣 때문이겠는가? 새누리당보다 덜 눈에 들고, 덜 성에 차기 때문 아니겠는가?
일언이폐지하고, ‘3할 칭찬제’를 제안한다. 3할 칭찬제가 뭐냐? 새 당 지도부의 발언과 대변인들 성명의 3할을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대한 칭찬으로 할당하자는 거다.
3월16일 새 당의 발기인대회가 있었을 때, 새누리당의 지도부와 대변인 성명 중 덕담과 칭찬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창당의 동기가 정당성을 잃고 있지만, 이왕 창당하기로 한만큼 정치발전에 기여하는 새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는 정도의 ‘조건부 덕담‘조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새 정치의 본색이 드러났다, 급조한 대국민 사기극, 정략의 짝퉁 야합, 선거용 졸속 신당, 도로 민주당, 비례대표직과 국고보조금 승계를 위한 꼼수…” 등 원색적 비방과 저주성 폭언 뿐이었다.
새누리당만 그런가? 우리 민주당도 피장파장이었다. 당 지도부의 발언과 대변인 성명은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저급한 막말과 저주에 찬 거친 험담으로 다수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제 좀 달라져 보자. 새누리당 탓하지 말고, 우리라도 먼저 달라지자.
이렇게 한번 해보자. 당 지도부의 열 번 발언 중 세 번 정도는 덕담과 긍정 평가를 하기로 하자. 대변인들의 성명도 열 번 내면 그 중 세 번 정도는 칭찬하고 지지하는 내용으로 내보내자. 사실 꼼꼼히 뜯어보면 박근혜 정부의 일들 중 칭찬받을 만한 일들도 꽤 많다. 그 증거가 뭐냐? 박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60% 안팎이라는 여론조사들이 그 증거다. 국민의 절대 다수가 잘하고 있다고 박수치는데, 우리 민주당만 그저 허구한 날 욕하고 비방하고 비판하고 험담하고 짜증내고 협박하고 저주하고 있으니 국민들 눈에 우리가 어떻게 비치겠는가?
새 당의 정강 정책, 요란 현란 심오할 필요 없다. 새 당 정강 제1조를 ‘3할 칭찬제’로 하자. 그리고 오늘부터 당장 ‘3할 칭찬제’를 실천하는 거다.
엊그제(3월24일) ‘초선 일지’에 한겨레 신문 사설을 실었는데, 오늘은 조선일보 사설(3월 26일)을 싣는다. 제목이 ‘야(野), 원자력법 막고 국가 외교 막아 속 시원한가’였다. 우리는 거의 모든 언론으로부터 원자력법 통과 저지로 사실상 뭇매를 맞았다. 아마 정당지지율 0.1%p가 더 낮아졌을 것이다. 이렇게 반대만 하면 희망이 없다. 내일도 있기 어렵다. 절대.
지금 상당수 민주당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거의 본능적 (또는 무조건적) 비판과 저항정신으로 충일해 있다. 박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또는 못하는) 의원들도 없지 않다. 그래서 입만 열면 비방하고, 날만 새면 발목잡고 있다.
우리만 그러냐? 새누리당도 피장파장 아니냐? 반문하고 반박할지 모른다. 천만에다. 박대통령과 새누리당도 입만 열면 야당에게 비판을 퍼붓는 건 매 한 가지다. 그러나 다른 게 있다. 부정적으로 정쟁도 하지만, 긍정적으로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무언가 국민 눈에 드는 일, 예컨대 외교, 남북관계, 규제개혁, 공기업 노사관계 정상화… 등등의 일을 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나름대로 꽤 일관성 있게 그것들을 해내고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정쟁도 하지만 국정도 수행하고 있다는 거다.
지금 우리 민주당(아직은 민주당이니까)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승복의 자세다. 게임이 끝났으면 그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 대선은 벌써 2년 전 끝났다. 지금 대한민국은 박근혜 정부의 시대다. 야당의 역할은? 그 박근혜 정부를 지지와 질책으로 도와 이 나라 대한민국을 더 나은 조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야당상은 ‘충성스러운 반대당(loyal opposition)’이다.
이 3할 칭찬제를 1년만 시행해보자. 그래가지고도 새누리당 정당지지율을 따라잡지 못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과연 우리 새 당이 이 3할 칭찬제를 실천할 수 있을까? 비관적이다. 현재 민주당 126명 의원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기에, 한국 정치문화 수준을 잘 알고 있기에, 비관적이다.
그러나 낙관적이지 못할 이유도 없다. 새 정치를 내걸고 오늘 비장하게 새 출발하기 때문에 못할 것도 없다. 마음먹기 나름이고 결심하기 나름 아닌가.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일반일 운명이라면 3할 칭찬제 같은 새 처방에 운명을 한번 맡겨보지 못할 것도 없잖겠는가. (2014년3월26일)
무공천 철회 주장, 유권자 모독이다
한심한 일이다.
해괴한 ‘보수 반동’이다. 그렇게 될 수도 없음을 모를 리 없는 이들이 기득권 고수를 위해 명분 없는 분열을 자극하고 있다.
교묘한 ‘권력 투쟁’이다. 그렇게 되면 만신창이가 될 것을 모를 리 없는 이들이, 어쩌면 만신창이가 되기를 예기하며 속보이는 당권 의욕을 점검하고 있는 듯하다.
3월 3일 의원총회를 통해 무공천과 합당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던 이들이 느닷없이 3월 중하순을 기점으로 기초선거 무공천 입장 철회 공론 작업을 기획하고 있다.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이 6·4 지방선거에서 손해 본다는 것이 입장 번복 주장의 유일 근거다. 묻는다. ‘손해’라는 것의 기준이 뭔지. 무엇이 손해고, 무슨 이익을 더 얻을 수 있다는 것인지 묻는다.
안 될 말이고, 안 될 일이다.
우리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어디까지나 약속은 약속이다. 정당공천제의 역기능과 폐해를 알기나 하는 것이냐? 즉각 폐지를 원하는 국민 여론이 무지몽매의 소산이라고 생각들 하시는 건가?
우리는 6월도 봐야 하지만, 좀 더 멀리 좀 더 크게 봐야 한다.
우리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본시 개혁은 손해 보겠다는 것 아닌가. 자기 손해를 감수함으로써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는 것 아닌가 말이다.
우리는 지방자치 기초단위를 놓아주어야 한다. 두 개의 중앙권력, 즉 중앙정부와 중앙정당으로부터의 분권과 독립이 이 나라 자치민주주의 발전의 대전제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확보율과 총선·대선 승률 사이의 상관관계도 입증된 바 없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25개 구청장 중 21개를 휩쓸었던 민주당이 2012년 총선·대선에서 이 서울에서 패배한 것을 똑똑히 봤지 않는가.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을 중앙정치의 셈법과 전략 속에 두지 않는 일, 헌 정치 낡은 정치와 결별하는 첫 수순이다.
공연한 패착 정치, 뺄셈 정치, 심술 정치, 제발 그만 두자.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일이라는 것, 다들 잘 알고 계시지 않느냐?
대한민국 국민의 힘을 믿고, 이제 좀 정직하고 성실하게 대도를 걷자.
(2014년3월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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