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특히 당초예산 3천326억원 보다 278억원이 증가(8.36%)한 3천604억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안에 대해 수정 없이 원안가결 했다. 또 ‘영암군 체육시설 관리운영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조례안과 ‘전남 중남부 행복생활권 협의회 구성 및 규약 동의안’ 등 모두 11건의 안건에 대해서도 자구 하나 수정 없이 원안가결 했다.
의회는 이제 집행부가 제2회 추경예산안 등 긴급한 현안을 상정하지 않는 이상 오는 6·4 지방선거에서 선출될 의원들이 주축이 된 제7대 의회가 의사일정을 이어가게 된다. 이번 임시회는 제6대 의회 의원들의 마지막 의정활동인 셈이다. 따라서 집행부가 제출한 추경예산과 조례개정안에 대해 크게 제동을 걸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이미 했었다. 실제로도 의회 안팎에서는 “조용히 넘어가자”는 분위기도 있었던 줄 안다. 하지만 문제 삼고 수정해야할 부분이 분명함에도 그냥 넘어간 것은 의회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다.
더구나 의회는 지난해 말 2014년도 본예산 심의도 소홀했다는 지적을 받았을 뿐 아니라 2013년도 3회 추경예산에 이어 계속 ‘무수정 원안가결’하는 바람직스럽지 못한 선례까지 남겼다.
이번 임시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간사를 유영란, 유호진 의원 등 6·4 지방선거 불출마 의원들로 선임한데서도 알 수 있듯이 심도 있는 심의를 기대하기는 애당초 무리였다. 실제로 의원들은 자치행정위원회와 경제건설위원회 등 상임위를 두 차례씩 열고 실·과·소장들을 출석시켜 업무보고를 받는 요식행위만 했을 뿐 심도 있는 예산 및 의안 심의는 뒷전이었다. 하기야 마음이 6·4 지방선거 ‘표밭’에 있는데 숫자와 조례 문구가 눈에 들어올 리 없다.
하지만 의회가 ‘식물의회’가 된데 따른 부작용은 고스란히 군민들에게 되돌려진다. 더구나 이번에 집행부가 제출한 추경예산이나 조례안 등에는 의원들이 보다 꼼꼼하게 들여다보아야할 것들이 있음을 각 상임위 전문위원들이 상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외면한 것은 아무리 선거정국이고, 마지막 의사일정임을 감안한다 해도 용납하기 어렵다. 예산안이나 조례안 등을 집행부가 낸 그대로 통과할 의중이었으면 고병원성 AI 방역 등으로 바쁜 공직자들을 불러내지 않는 것이 차라리 옳았다. 이러고도 어느 의원 하나 문제제기조차 하지 않은데 대해서는 우리 지방의회의 한심한 수준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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