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교육지원청 교육미래위원장
영암교육미래포럼 공동대표
前 영암여자중·고등학교 교장
‘2014 왕인문화축제’(제17회)가 왕인로 일원 백리길에 활짝 핀 벚꽃과 함께 절정을 이룬 지난 4월초 주말 월출산 기찬랜드 가야금산조기념관을 둘러보며 새로운 감회에 젖었다.
평소 월출산 기찬랜드를 산책하며 도백교(道伯矯)에서 약 200m 상류에 위치한 깨금바위를 바라보면서 가야금산조를 창악한 김창조선생이 가야금을 즐겨 연주하였다고 하는 안내판을 자주 눈여겨본다. 그런데 그분을 기리는 가야금산조기념관이 지난 2014년3월21일 영암읍 회문리에 자리한 김창조선생의 생가(生家) 터 근처에 대한민국 최초의 음악기념관으로 문을 열었다니 참으로 자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월출산 천황봉, 그 맥을 이어 내려와 주변의 풍광과 함께 한옥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가야금산조기념관에 들어서면 김창조선생의 흉상과 함께 가야금의 전통문화를 보존한 기념관에는 전수관(傳受館)과 함께 가야금산조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악자료들이 그 안에 갖춰져 있으다. 앞으로 가야금산조의 전승(傳承)과 연구, 그리고 가야금산조 체험장 역할은 물론 학술 세미나를 개최할 교육공간으로 훌륭하다.
악성(樂聖) 김창조(金昌祖)선생은 1856년7월 영암군 영암읍 회문리에서 세습(世襲) 율객(律客)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1890년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의 틀을 갖춘 가야금 산조를 연주함으로써 산조의 음악형식을 완성했다. 이로써 그는 모든 산조음악의 효시(嚆矢)가 됐다. 김창조 선생의 산조 창작은 한국음악사에 획기적인 전환점이었음은 물론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선생은 그 뒤 1919년 광주에서 작고하였다.
이제 가야금산조기념관 개관과 함께 악성 김창조 선생의 위업을 선양하고 산조의 본향인 영암을 널리 알리기 위해 국악 신인들을 발굴, 육성하고 전통국악의 전승 보전과 세계문화예술의 창달에 이바지할 창의적인 프로그램이 기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A Whole New Mind(새로운 미래가 온다)’를 통해 ‘하이터치(high-touch)’와 ‘하이콘셉트(high-concept)’란 용어를 창출해 냈다. ‘하이터치’의 개념은 다른 사람과의 교감능력 또는 다른 사람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하이콘셉트’란 예술적, 감성적 아름다움을 감지하거나 끌어내는 능력 즉, 창의성과 독창성에 기반을 둔 새로운 아이디어의 창출과 실현능력을 의미한다. 하이콘셉트의 성공적 구현을 위해서는 하이터치가 중요하다. 하이터치, 하이컨셉트, 드림소사이어티는 ‘창조’, ‘감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래사회는 ‘문화의 세기’라고도 한다. 미래사회는 지식과 기술을 통한 생산 활동보다는 인간의 감성을 충족시킬 수 있고 창의적 상상력을 통한 예술과 문화의 창출이 각광을 받게 된다는 것이 미래 학자들의 예견이다.
미래에는 독특한 끼와 개성, 미래에 대한 희망, 인성을 갖추었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다. 창의적 인재를 제대로 기르려면 국가 차원의 정책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의 용기도 필요하다. 자녀를 교육할 때 창의성과 인성을 기르는 것이 아이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을 가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미래교육의 큰 축으로 디지털, 융합, 진로를 핵심 키워드로 삼고 창의적인 인재육성을 위해 초·중·고교 모든 교육과정에 융·복합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21학년도부터 문·이과 통합형 수능이 도입되고 2016학년도부터 중학교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도입된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이 소질과 적성에 따라 관심 있는 분야를 즐겁게 공부하고, 이를 통해 나중에 선택한 직업이 행복으로 이어져야 진정한 창의적 인재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란 한 학기 동안 중학교에서 공부 대신 사회단체 등에 가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제도로 토론과 프로젝트 수업, 현장체험,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마음껏 몰입하면서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탐색하는 기회를 갖도록 해 준다는 것이다.
김창조 가야금산조를 직접 계승한 김죽파, 한병기, 김병호, 양승희 등 훌륭한 명인들의 뒤를 이을 후진들을 배출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들을 양성할 프로그램과 시스템도 갖추어야 한다. 무엇보다 가야금산조의 본향에 대한 자긍심 고취가 중요하다. 가야금산조는 영암에서 만들어졌다. 대한민국 최초의 음악기념관인 가야금산조기념관이 바로 영암군에 있다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끼게 하려면 자치단체, 교육계, 학부모, 국악계, 그리고 가야금산조기념관의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20년 후 이 나라의 주역이 될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잠재능력을 찾아내 그만의 재질, 소질, 적성을 키워내고 그에 맞는 진로교육을 한다면 가야금산조기념관 개관이 제 때에 개관한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제 가야금 본향(本鄕)답게 창시자 김창조 선생의 유업(遺業)을 기리는 맥(脈)을 이어 갈 인프라를 구축하고 과제를 풀어 갈 비전을 조만간에 만나 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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