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찬장터’ 운영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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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氣찬장터’ 운영 어떻게 하나?

(사)영암군 농·특산물 판촉단, 재고정리 착수…운영 포기할 듯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이하 氣찬장터) 운영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민간위탁운영자인 (사)영암군 농·특산물 판촉단(이하 판촉단)이 최근 재고정리에 나서면서 氣찬장터 운영을 포기하는 쪽으로 일단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판촉단은 재배농민들로서는 당장 급한 ‘발등의 불‘인 빨간양파를 사들이지 못할 형편으로, 이로 인해 해당 농민들이 판로를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빨간양파즙은 판촉단 핵심 상품 가운데 하나로 농민들로부터 구매물량만 370여톤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판촉단이 氣찬장터를 운영하면서 참여하게 된 지역농가가 1천여 가구를 훨씬 넘고, 그동안 수년째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를 돌며 벌인 판촉활동으로 ‘달마지 선물세트’ 등 영암군 농·특산물에 대한 인지도를 최고조로 끌어 올려놓은 상태여서 氣찬장터 운영이 차질을 빚을 경우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
영암읍 남풍리 111-2에 한옥절충식으로 지어진 氣찬장터는 영암군의 친환경 농·특산물 판매장 겸 관광홍보센터다. 건축면적 524.67㎡, 부지면적 3천180㎡에 총사업비 19억8천100만원(국비 5억원, 군비 14억8천100만원)이 투입된 기찬장터는 1층(271.95㎡)은 소매점과 사무실이 들어서 있고, 2층(252.72㎡)은 영상홍보관과 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부대시설 및 장비로는 선별장(79㎡), 창고(100㎡), 소형저온저장고(16.5㎡) 3동, 중형저온저장고(66㎡) 1동, 화물차량 2대, 농산물건조기 2대 등을 갖추고 있다.
2010년10월 개장한 氣찬장터는 운영을 위해 민간위탁 동의안이 의회에 상정됐으나 부결되면서 군 직영체제로 판촉단의 협조를 받아 운영해왔다. 그 뒤 2012년8월 민간위탁 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2차례에 걸쳐 민간위탁 운영자 모집공고를 냈으나 모두 무산됐으며, 2012년12월 사용료 면제 및 민간위탁 동의안이 의회를 통과해 2013년2월 모집공고에 판촉단이 단독으로 신청, 2년간 운영자로 선정된바 있다.
판촉단은 그동안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센터 설치 및 운영조례‘에 따라 사용료를 면제받는 대신 관리비와 운영비 등을 자체 부담하며 氣찬장터를 운영해오고 있다.
특히 들기름과 참기름, 잡곡류 등 영암지역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을 집약한 ‘달마지 선물세트’를 자체 개발해 설과 추석 등 명절 때 선물용으로 판촉에 나서 호평을 받으면서 지난해 추석명절에만 4억6천여만원의 매출고를 올리기도 했다.
또 연간 20여 차례에 걸쳐 서울 등 대도시 직거래 장터에 참가, 대도시 주부들에게 영암군 농·특산물의 품질 우수성을 각인시킨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영암군 농·특산물 판매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온 판촉단이 氣찬장터 계속 운영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판촉단 구성이 군청 공직자 부인들의 모임인 ‘달마지회’가 주축인데다, 김일태 군수 부인인 임향숙 여사가 사실상 주도적으로 이끌어온 단체이기 때문이다.
판촉단은 이에 따라 빨간 양파 등 영암군 농·특산물의 신규매입을 중단하고, 올 추석에 대비해 미리 사들였던 곡물류 등에 대한 재고처분에 주력하고 있다. 또 그동안의 물품판매에 따른 정산작업에 나서는 등 사실상 운영 포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판촉단 관계자는 “아직 최종 입장이 정리된 상태는 아니나 농·특산물의 신규매입에 나설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 재고정리에 나서고 있다”면서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뭐라고 단정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군은 이에 대해 판촉단이 해지통보를 해오면 그 때가서 관련 조례에 따라 민간위탁공고를 내는 등의 절차를 밟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관련 조례에 정해진 기준을 충족할 氣찬장터 새 운영자가 나올 지부터가 의문인데다, 특정 민간업체 또는 단체가 영리를 목적으로 운영하게 될 경우 이득을 내기가 쉽지 않을뿐더러 그동안 판촉단이 쌓아온 성과까지도 단번에 무너뜨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최선의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판촉단은 임향숙 여사를 비롯한 달마지회 회원들이 거의 무보수로 봉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인건비 부담 등을 최소화하는 대신 영암지역 소규모 농가들이 생산한 다양한 농·특산물을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독특한 영업방식으로 기찬장터를 운영해와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
반면 특정단체가 이를 영리 목적으로 운영할 경우 품질 좋은 농·특산물의 확보도 어려워질뿐더러 그동안 판촉단이 취급해온 잡곡류 생산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찬장터와 판촉단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분명한 것은 영암지역 농업인들이 생산한 농·특산물을 좋은 가격에 사들여 가공하고 포장해 전국 대도시에 직접 판매함으로써 품질의 우수성을 각인시켰고, 그 중심에는 임향숙 여사의 리더십과 달마지회 회원들의 봉사가 있었다는 사실”이라면서 “군이 섣불리 민간업체 또는 단체에 위탁할 경우 운영에 흑자를 내기도 어려울뿐더러 그동안 쌓아온 성과들까지 모두 무너뜨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당장 빨간 양파의 판로가 문제되고 있는 만큼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당연히 군수 직무 인수위원회가 심사숙고해야 할 과제이고, 더 나아가 당선자가 직접 나서 김 군수 측과 협의를 거쳐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할 때”라고 충고했다.
이춘성 기자 ya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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