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결과 국내 최고 부자는 단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상장사와 비상장사 지분 가치와 서울 한남동 자택 등 본인 명의 부동산을 합쳐 모두 13조2천870억원의 재산을 보유했다.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주식과 부동산 등을 합쳐 재산이 7조6천440억원에 달했다. 삼성 이 회장과의 격차는 5조6천430억원. 3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삼성전자와 상장을 앞둔 삼성에버랜드, 삼성에스디에스(SDS) 등 비상장사 주식과 한남동 자택 등 개인 명의 부동산을 합해 모두 5조1천79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주식과 부동산 등 4조4천620억원으로 4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아모레퍼시픽 주가 급등으로 재산이 4조3천400억원으로 불어 5위에 랭크됐다. 또 최태원 SK그룹 회장(3조500억원),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2조2천370억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조1천920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2조1천560억원, 신동주 일본롯데 부회장(1조9천690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그렇다면 이들 슈퍼리치 가운데 스스로 기업을 일으켜 재산을 축적한 자수성가형 부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재벌닷컴의 평가결과 1조원 이상의 슈퍼리치 35명 가운데 10명(28.6%)에 불과했다고 한다. 임대주택사업으로 성장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비상장사 주식과 한남동 자택 등 부동산을 합쳐 개인 재산이 1조8천100억원으로 자수성가형 부자 중 1위(전체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넥슨 신화'의 주역인 김정주 NXC 회장은 개인 재산이 1조4천720억원(전체 15위)으로 신흥 벤처부호 중 가장 재산이 많았다. 또 국내 대표 인터넷 포털업체 네이버(naver)의 최대주주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1조3천460억원, 전체 17위)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1조2천140억원, 전체 25위)도 자수성가형 슈퍼리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인 슈퍼리치들의 사정은 어떨까? 올 초 나온 블룸버그의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세계 200대 부자 가운데 '자수성가형'은 139명(69.5%)으로 재산을 물려받은 '상속형'(61명, 30.5%)의 2배 이상이었다. 세계 200대 부자에는 한국인으로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각각 108위와 194위를 차지했다. 특히 세계 최고 갑부 10명 중에서는 무려 9명이 자수성가형이었다. 대형 할인매장 체인인 월마트 창업자 샘 월튼의 며느리 크리스티 월튼(9위·364억달러)만 상속형이었다.
미국 등 세계적인 슈퍼리치 대다수가 자수성가형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그와 정반대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부의 '비정상적' 대물림도 그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나라 전체의 재산 가운데 50% 가까이를 차지하는 소위 '상위 1%'는 점점 부를 늘리고 축적해가는 반면 서민, 중산층은 고사되어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른바 양극화의 심화다. 힘없고 이른바 '빽'없는 서민들의 탈출구인 '開川龍出乎(개천에서 용 나기)'는 요사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출세의 지름길인 고시공부는 다름 아닌 '돈'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과거처럼 절간에 틀어박혀 책과 씨름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서울의 명문 학원에 등록해야 빠르다. 돈과 명예와 권력 모두가 점점 대물림해가는 세상, 이 세상을 뒤바꿀 대안은 과연 어디서 찾아야할까?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