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2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동강 하정웅 선생이 한 당부였다. 그는 "그동안의 작품 기증은 ('큰 미술관'을 위한)다짐이요, 희망이며, 미래에 대한 하정웅의 메시지로 이해해 달라"며 "河미술관은 교육하고 강의하는 곳, 사생대회가 열리고 각종 공연 등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심지어 그는 미술관 주변의 이른바 문화서비스 시설이 태부족한 현실에 대해서도 매우 안타까워했다. 관람객들이 미술관을 둘러본 뒤 여유 있게 차 한 잔 마실 공간조차 없는 주변여건에 대한 진한 아쉬움이었다.
우리는 동강 선생의 이런 당부가 당연히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는 점에서 인터뷰 내용을 비중 있게 실은 바 있다. 미술관 주변의 문화서비스 시설 확충은 시간이 필요한 일인 만큼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추진할 일이다. 반면에 河미술관이 지역민, 특히 영암군민들에게 친숙한 문화공간이 되게 만드는 일은 비단 동강 선생의 당부와 주문이 아니더라도 당연히 군이 해야 할 의무다. 군의 요청에 따라 동강 선생으로부터 흔쾌히 작품기증을 받았고,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소장품을 지닌 1종 미술관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본보가 河미술관을 '나 홀로, 不通' 미술관이라고 표현한 것은 다름 아닌 작품기증자인 동강 선생의 뜻을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주위환기이자 촉구다. 지금 동강 선생의 작품기증의 뜻이 담긴 특별전이 열리고 있음에도 평일은 물론 주말과 휴일에도 미술관 주변이 적막강산을 방불케 하는 일이 지속되어선 河미술관을 건립한 뜻이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전시회를 알리는 홍보물을 광주 등 대도시 문화계 인사들에게만 보내는 일에 열중할 것이 아니라 영암군내 마을이장들에게 먼저 보내야 한다. 동강 선생의 자서전 출판기념회에 공직자들 몇몇이 축하하러 갈 일이 아니라 이를테면 군서면 지역주민대표들이 참여했어야 한다.
河미술관 운영을 맡은 이의 가당치않은 주장은 일일이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다만 河미술관에 대한 본보의 진의가 정녕 의심스럽거든 '나눔의 미학 전 군민 모두 관람하길'이라는 최근의 사설을 비롯하여 본보가 주기적으로 썼던 河미술관에 대한 애정 어린 기사들을 제발 꼼꼼히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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