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제 이대로 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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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제 이대로 둘 것인가?

문태환
발행인 겸 대표이사
새 학기가 시작된 교육현장 곳곳에 한숨이 가득하다. 올 들어서는 이대로 방치하다간 지역사회의 황폐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까지 더해진다. 해를 거듭할수록 급감하는 영암지역 학생 수는 교육의 질 저하를 초래할 것이고, 이로 인한 인구감소라는 악순환에 가속도를 붙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군청 소재지인 영암중학교의 경우 올해 학생 수 감소현상이 두드러져 1학년의 경우 종전 3개 학급에서 2개 학급(61명)으로 줄어들었다. 영암여자중학교 역시 1학년이 3개 학급 이었으나, 현재는 2개 학급(61명)으로 줄었다.
영암읍 외의 지역은 더욱 심각하다. 미암중학교는 올해 신입생이 단 한명도 없다. 구림중학교는 5명의 신입생을 모집했다. 서호중학교는 7명, 도포중학교는 9명에 그쳤다. 금정중학교는 10명, 시종중학교는 13명으로 그나마 사정이 나아 보인다. 하지만 영암지역의 모든 학교들은 언제 미암중학교와 같은 처지가 될지 모를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학생이 줄어들면 교원 감소로 이어진다. 당장 교과전담교사 대신 기간제교사가 배치된다. 수준별 수업이 불가능해져 학생들은 전문성이 떨어진 지식을 습득할 수밖에 없게 된다. 다른 지역 학생들에 비해 교육경쟁력이 크게 뒤처지게 되고, 결국 이는 교육으로 인해 떠나야 하는 현상, 즉 인구감소를 부채질 할 것이다.
학생 수 감소와 이로 인한 교육경쟁력의 하락, 인구감소 등의 악순환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를 막기 위한 갖가지 대책도 제시되어왔다. ‘영암명문중·고육성통합추진위원회’가 지난 2003년 벌인 고교통합논의는 그중 하나다. 이 고교통합논의 역시 자녀교육 때문에 고민해야 하고, 결국은 고향을 떠나야하는 주민들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특히 주민 2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통합논의에 대한 설문조사결과 80% 이상이 찬성할 정도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럼에도 끝내 결실을 맺지 못했다. 자신들의 자녀는 지역학교에도 보내지도 않는 목소리 큰 인사들이나, 지역에 거주하지도 않은 동문들의 반대 때문이었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특정세력의 이해득실 계산도 지역의 백년대계를 발목 잡았다.
영암 출신으로 거점고 육성정책을 추진했던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은 영암지역에 대해서도 “군민들이 학교통합을 결정한다면 임기동안 몇 백억을 들여서라도 명문학교로 만들겠다”고 말했었다. 이에 따라 고교통합논의가 한창 진행됐지만 과거와 똑같은 이유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장 교육감이 추진한 거점고 정책은 다른 지역에서는 속속 그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인근 지역 3개 고등학교가 하나로 통합한 무안고등학교가 개교했다. 컴퓨터실과 음악실은 물론 대학 수준의 최신식 기숙사도 갖췄다. 학생 감소로 학급조차 제대로 유지할 수 없었던 학교가 이제 수준별 수업이 가능해졌고, 충분한 교사 확보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신입생 모집에 큰 변화가 생겼다. 지난해 무안지역 학생 46%가 목포 등지로 빠져나갔으나 올해는 반대로 다른 지역 학생 24%가 유입됐다. 무안고등학교처럼 학교 통합을 이뤄낸 거점고는 전남도내에만 8개 지역에 10개 학교나 된다.
영암지역의 경우 비록 그 시기를 상실하기는 했다. 그러나 군민들의 열망이 모아지면 지금이라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영암의 미래인재 육성과 교육경쟁력 강화, 품격 높은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지금이라도 학교통합을 재추진해야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 천년대계다. 당장 눈앞의 이익이 아니라 백년 앞 천년 앞을 내다보며 판단할 일이라는 뜻이다. 거점고육성이나 학교통합문제는 우리 지역에 있는 학교로만 해야 된다는 지역이기주의에 치우칠 일은 더구나 아니다. 최우선해야할 것은 영암학생들이 어떤 여건에서 교육을 받아야 다른 지역 학생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게 될지 판단하는 일이다. 비록 대도시보다는 못하지만 보다 좋은 학습여건과 환경을 갖춰주는 것은 우리 기성세대들이 짊어져야 할 의무이자 사명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덧붙여 영암군은 민선6기 핵심시책으로 ‘복지영암’을 꼽고 있다. 그 속에는 평생교육센터 설립, 교육프로그램 확대 등 ‘교육복지’도 들어있다. 그러나 영암군의 백년대계, 천년대계인 교육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대책 마련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관련 시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영암군의 교육문제는 복지의 한 차원으로 볼 일이 아니라, 복지보다 훨씬 더 역점을 둬야할 군정의 핵심으로 여겨져야 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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