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먹을까? 오리탕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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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 먹을까? 오리탕은 어때?

김 재 원 전라남도 종합민원실장

오리탕이 먹고 싶었다. 오리탕도 오리탕이지만 그것에 넣어 먹는 미나리를 떠올리니 군침이 먼저 돌았다. 요즘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해 오리탕 집이 유탄을 맞았다고 하는데 걱정도 됐다.

하여 부러 오리탕 집엘 갔다. 점심 때인지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대였다. 그러나 식당 주인은 리모콘으로 TV 채널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식당 안도 썰렁했다.

“손님이 없네요.”

말을 건넸더니 주인 아주머니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한동안 신문과 방송에서 오리가 폐사했다고 난리법석을 피웠잖아요. 하얀 까운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서 방역을 하고 또 죽은 오리를 땅에 묻는 장면만 보여줬으니 손님이 오겠어요? 서울에서도 그것이 발생했다는데….”

“끓여서 먹으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하잖아요”라고 했더니 “글쎄 말입니다”하면서 말끝을 흐리고 만다. 오리탕에 넣는 미나리가 가장 맛있는 때인데, 고작 하루에 몇 팀 받는 게 전부라는 것이다.

사육 농가에서는 나중에 피해 보상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음식점은 고스란히 손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조류인플루엔자 파동이 하루 빨리 잠잠해지고 시간이 가기만 바랄 뿐, 손 쓸 방법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 파문으로 양계농가가 고통을 겪고 있다. 국제 곡물류 가격 상승으로 배합사료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뛰는 상태에서 쇠고기 수입에다 조류인플루엔자까지 휩쓸어 축산농가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닭과 오리를 요리해서 파는 음식점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 유통업체의 오리.닭고기 매출도 뚝 떨어졌다는 소식이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고, 또 손님이 끊기고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관계당국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오리나 닭을 모두 폐사 처리했다고 밝혔다. 나아가 털끝만큼 이라도 감염 의심이 가는 것까지도 그렇게 하고 있단다. 전남도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농장과 그 주변의 닭과 오리는 물론 농가에서 보유하고 있는 병아리, 종란(알)까지도 모두 폐기 처분했다.

뿐만 아니다. 일반 농장에서 사육되는 닭 오리나 생산된 계란에 대해서도 가축방역관이 철저히 검사를 해 안전한 것만 출하를 허용하고 있다. 또 검사를 거쳐 출하된 닭과 오리도 도계장에서 자체 검사원의 재검사를 거쳐 도계된다.

도계 과정에서도 털을 제거하기 위해 60~70℃의 뜨거운 물에 닭은 5분, 오리는 7~9분 동안 살균 소독한다. 가공품을 유통시킬 때에는 별도의 살균을 또 실시하고 있다.

우리들이 즐겨 먹는 백숙이나 오리탕 등은 출하와 도계과정에서 검사와 소독은 물론 조리 과정에서 또다시 뜨거운 물에 끓이거나 익히고 삶는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걸러져도 수십 번 걸러지고, 완전히 사멸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마음 푹- 놓고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즐겨도 안전하기만 하다. 그런데 막연한 불안심리가 묻지마 식으로 여기저기를 휘젓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도 와 농협 등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널리 알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계농가와 관련 음식점 업주들을 돕기 위해 닭과 오리고기 소비촉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기관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식회도 가졌다.

지난 7일도 우리 도의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실 국장들이 구내식당에서 오리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또 매주 수요일을 닭·오리고기 먹는 날로 정하고 소비촉진을 권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어려울 때 서로 도우며 사는 민족이 바로 우리다. 이웃이 고통 받고 있을 때 그것을 함께 나눈 게 우리 민족이다. 닭과 오리고기 소비운동에 동참해 우리 이웃들의 고통을 함께 나눠야 할 때다.

닭과 오리고기 소비운동은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오리탕 국물에 데쳐 먹는 미나리 맛도 식욕을 북돋운다. 힘도 불끈불끈 솟는다.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또는 직장 동료들이랑 오늘 점심이나 저녁, 오리탕 한 그릇 어떨까? 우리 모두를 위하여….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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