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사업 큰 혼선
검색 입력폼
 
지역사회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사업 큰 혼선

(재)영암군민장학회가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과 관련해 대상학생 선발기준을 종전 ‘성적기준’에다 학교장 또는 학교운영위원장 추천 등의 기준을 추가 적용하기로 해 큰 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일선 학교들이 지난 4월 말까지 성적기준으로 해외문화탐방 대상학생 접수를 마감한 상태에서 장학회가 지난 5월 중순에야 선발기준 변경사실을 통보했기 때문으로, 탈락한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학교 측으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장학회는 선발기준 변경경위에 대해 ‘학부모 및 학교 관계인 여론수렴 결과 반영’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실제로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절차나 과정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선발기준의 갑작스런 변경에 불필요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군과 장학회는 지난 6월2일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 전형위원회를 열고 오는 8월 중 서유럽 문화탐방에 나설 대상학생 선발에 나섰다. 장학회는 이에 앞서 지난 5월12일 새로운 선발기준을 일선 학교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관내 고등학교 진학을 조건으로 해외문화탐방을 희망하는 영암 관내 12개 중학교 3학년 학생 가운데 당초 ▲2학년 말 성적기준 상위 20% 이내 학생(100%)에서, ▲2학년 말 성적우수학생(60%)과 ▲각 학교장 또는 운영위원장 추천 학생(선행학생, 전국대회 입상자 등 예체능 특기적성 우수학생) ▲저소득학생(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소년소녀가장, 가정위탁,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등(이상 40%)으로 선발기준이 변경되게 됐다.
교육계나 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우수학생’의 기준이 비단 성적순만이 아니고, 해외문화탐방의 기회를 반드시 성적우수자에게만 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선발기준의 변경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장학회가 새로운 선발기준을 통보한 시점이 학교별로 대상학생 접수가 이미 끝났고, ‘관내 고등학교 진학 서약서’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는 점이다.
장학회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해외문화탐방을 위한 지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각 학교들이 대상학생을 모집했다”고 학교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그러나 각 학교 관계자들은 “올해로 5년째 시행하고 있는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사업 시행지침에 따라 대상학생을 모집했고, ‘관내 고등학교 진학 서약서’까지 받았으며, 이는 군 교육지원팀도 알고 있는 사실”이라면서, “따라서 선발기준이 갑자기 변경, 통보된 것은 학교나 학생, 학부모들의 여건이나 여론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장학회의 ‘전횡’이지 학교 잘못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대상학생 선발기준이 뒤늦게 변경되면서 당초 일정대로 업무를 추진해온 학교 측으로서는 탈락한 학생들을 설득할 방법이 없게 됐고,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반발 또한 거세지고 있다.
특히 영암 관내 중학생들 가운데는 장학회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해외문화탐방의 기회를 얻기 위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 학생들이 많아 선발기준 변경으로 거의 반강제로(?)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 학생들의 실망감이 극심한 상황이다.
A중의 K양 등 대상학생에 포함됐다가 탈락한 학생들은 “서유럽 탐방에 가기 위해 정말 열심히 공부했는데 이제 와서 기준이 바뀌어 안 된다니 행정이 이래도 되는가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장학회가 갑자기 선정기준을 바꾼 것은 새로 바뀐 군수가 선거 때 도와준 분들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맞느냐?”고 되물었다.
A중의 한 교사는 “장학회나 군청 공무원들은 어떤 입장인지 모르나 성적기준 상위 20% 또는 15%에 들면 갈 수 있는 서유럽 탐방은 어린 중학생들에게는 꿈이자 희망”이라면서, “관내 고등학고 진학 서약서를 쓰며 해외문화탐방 대상자로 선정되는 줄 알았던 어린 학생의 좌절감은 무엇으로 달래야 하느냐”고 장학회의 전횡을 성토했다.
학부모들 역시 갑자기 선발기준을 바꾼 배경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무엇보다 열심히 공부했으나 기준이 바뀌어 탈락하게 된 아이들의 실망감을 어떻게 해소해줘야 할지 답답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열린 전형위원회에 참석한 위원들 상당수도 선발기준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은 “성적기준이 아닌 학교장 또는 학교운영위원장 추천 등을 기준으로 할 경우 명확한 기준표가 없는 한 자의적일 수밖에 없고, 잡음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사전에 면밀한 검토를 했어야 했고, 무엇보다 갑작스런 선발기준 변경은 누가 보아도 불필요한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면서, “이번 기회에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의 대상자 선정기준과 방법을 명확히 해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학회가 대상학생 선발기준 변경사유로 제시한 ‘학부모 및 학교 관계인 여론수렴 결과 반영’도 사실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장학회 한 관계자는 대상학생 선발기준 변경에 대해 “장학회 직원들과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장학회 직원은 사무국장 1명뿐이지 않느냐’는 지적에 이 관계자는 “군 교육팀과 논의했다”고 정정했다.
결국 대상학생 선발기준의 변경은 사전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거나, 이를 토대로 장학회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의 공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장학회 이사장 또는 사무국장, 군 홍보교육과 교육지원팀 직원 몇몇이 논의해 결정했다는 얘기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은 군민들의 염원으로 만들어진 (재)영암군민장학회가 올해로 5년째 시행하는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로, 관내 중학교에서는 해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큰 관심 속에 대상자 선발이 이뤄져왔다”면서, “대상학생 선발기준을 바꾸려면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충분한 여론수렴과 연구검토를 거쳐야지 이사장이나 사무국장 맘대로 느닷없이 바꾸는 것은 비교육적 처사”라고 지적했다.
한편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사업은 중학생들의 영암 관내 고교 진학을 위해 농어촌 학생들에게 다양한 외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지역을 이끌어갈 우수인재로 양성할 목적으로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 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오는 8월 중 서유럽 해외문화탐방에 모두 94명을 보내기로 하고 12개 중학교에 선정인원을 배정했다. 학교별로 보면 삼호중 26명, 삼호서중 18명, 영암여중 13명, 영암중 11명, 낭주중과 신북중 각 6명, 시종중 4명, 구림중, 금정중, 도포중, 서호중, 미암중 각 2명 등이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오늘의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