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간호서비스의 빠른 정착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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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간호서비스의 빠른 정착을 기대하며

'긴 병 앞에는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이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으로 집안에 환자가 생기면 가족 중에 누군가 병원에서 입원환자를 돌봐야 했다.?그러나 우리 사회는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대되고, 인구 구조와 산업형태의 변화로 가족구조도 핵가족을 넘어 1인 가족의 형태로 축소되고 있어‘가족’이 아닌 내가 아파도 간병할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가족을 더 괴롭히는 것은 간병이다. 현재 입원 환자의 19%는 간병인을 쓰고 있고, 35%는 가족이 떠안고 있다. 지난 2013년 11월 국회정책토론회에서 고려대 의대 안형식 교수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이에 따른 간병비는 연간 3조원, 환자 1인당 발생액은 연간 275만원으로, 환자가 부담하여야 하는 연간 입원비 231만원보다 약 40만원이 더 많아, 경제적인 부담으로 간병인 등 보호자가 필요함에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환자가 전체의 67.6%나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2013년 7월부터 포괄간호서비스(보호자 없는 병동) 시범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2014년 11일부터 전국 28개 병원에서 포괄간호서비스 제공으로 가족도 간병인도 아닌 간호사, 간호조무사가 간병까지 책임진다는 것이다.
지난해 고려대 의대 김현정교수 연구결과에 따르면 포괄간호서비스 시범사업 결과 환자 1인당 간호제공 시간이 일반병동에 비해 1.7배 증가하였으며, 환자의 욕창 발생률은 75% 감소하고, 낙상사고도 19% 줄었다.
또한 체위변경은 2.5배, 음식 먹이기가 1.3배, 목욕(피부간호)이 1.6배, 구강간호가 1.9배로 증가되었다. 이는 전문 간호 인력의 서비스로 간병에 대해 체감하는 만족도가 올라가는 직접적인 이유가 된다. 그리고 환자 85%가 다시 이용하고 싶다거나 주위에 권하겠다며 만족감을 표시하는 결과에서 그 성과가 확연히 드러났다.
포괄간호서비스의 또 다른 보이지 않는 성과는 가족의 간병 부담 경감이다. 파킨스병·당뇨합병증 등 환자의 자녀들은 "간병 때문에 형제간의 다툼이 생기려 했지만 해결됐다"며 "아버지가 '아들아, 네 덕에 살았다'라면서 미소를 되찾으셨다"고 한다. 또 다른 환자의 남편은 "간호사들이 세수보조, 아침밥 먹이기, 용변처리 등을 하며 아내의 손발이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내년 1월에 시행을 원하는 병원부터 포괄간호서비스가 시행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1일 6만~8만원 가량 부담하던 것을 1일 입원료에 3천800~7천450원(6인실기준)만 추가부담하면 되기 때문에 환자가족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이 크게 적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환자와 가족 삶의 질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의료의 질을 높이고 환자부담을 낮추려면 포괄간호서비스는 반드시 실천되어야 할 길이다. 현재 우리 도내에서도 목포의료원과 강진의료원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고, 관내 일부 병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관건은 전문 간호 인력의 수급으로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가 늘어야 한다.
병원들이 포괄간호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게 적정 수가를 보장하고 필요하면 간호대학의 정원을 더 늘리고, 기존 간호사의 일, 가정 양립 여건을 마련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개인과 가족에게 부담이 크게 되는 간병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입원서비스의 질 향상과 불필요한 간병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포괄간호서비스가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되길 기대한다.


영암군민신문 www.y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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