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외탐방의 기회가 주어지는 우수학생 기준을 반드시 성적에 한정하는 것에 찬성하지는 않는다. '우수'학생은 성적으로도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성과 특기 등도 그 가늠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장학회가 올해까지 5년째 실시하고 있는 해외문화탐방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관내 고교에 진학하게 함으로써 명문고교를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많은 장학사업 가운데 하나다. 장학회 역시 이런 취지가 명시된 '2015년 장학사업 계획'을 확정해 공표했다. 해외탐방 대상자 선발기준에 문제가 있다면 이 계획이 확정되기 전 바로 잡았어야 했다. 충분한 논의와 그에 앞서 군민, 학생, 학부모들의 의견수렴도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 대상자 선정이 끝난 한참 뒤인 지난 5월 중순에야 기준이 바뀌었다며 이를 통보한 장학회는 선발기준 변경에 대한 어떤 근거자료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핑계대기에 급급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때 군수를 도운 몇몇의 자녀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는, 학부모들 사이에 떠도는 소문을 믿지 않을 도리가 없다.
어린 학생들은 해외문화탐방의 기회를 잡기위해 밤잠을 설치며 공부하는 마당에 지난해 8월 탐방단에 슬그머니 끼어 해외여행을 다녀온 장학회 이사 등 관계자가 무려 3명이나 된다는 사실은 역겹다. 장학기금 기탁자들이 알까 두렵고 부끄럽다. 영암군민장학기금은 군수가 바뀌었다고 이사직 등을 꿰찬 장학회 관계자 몇몇이 아무 절차도 밟지 않고 규정을 바꿔 지급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멋대로 규정을 바꾸고, 슬그머니 해외여행을 계획하기 전에 군민장학기금 모금을 위해 노심초사한 이들과 아무 조건 없이 지역인재양성을 위해 거액을 내놓은 기탁자들의 뜻을 먼저 되새겨야 한다. 비단 장학회 운영뿐 아니다. 아무리 잘못된 제도라도 바꾸려면 누구나 납득할 근거와 절차가 있어야 한다. 우수학생 해외문화탐방 대상 선발기준을 놓고 벌어진 혼선에 대해 지금도 아무렇지도 않은 일로 치부하는 장학회 측의 태도는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괘씸하며 몰염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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