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적으로 보면 1918년11월11일은 제1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날이다. 그래서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국가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 11월11일을 우리의 6월6일 현충일과 같이 'Remembrance day'로 지정하고, 미국에서는 'Veterans Day'(제대군인의 날)로 지정해 각각 참전군인의 희생과 헌신에 대하여 추모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날을 기해 부산UN기념공원에서는 6·25전쟁에 참전한 UN군 전사자들의 희생과 공헌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Turn toward Busan'(부산을 향하여) 행사를 거행하고 있는데 올해가 여덟 번째 행사였다.
이 행사는 6·25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활약했던 캐나다 한국군참전협회장 빈센트 커트니씨가 제안한 것으로 2007년 UN군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인 부산UN기념공원을 향해 부산 현지 시간에 맞춰 같은 시간에 묵념과 추모 행사를 거행하자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부산뿐만 아니라 미국, 영연방 4개국 등 8개국에서 매년 한국시간 11월11일 오전 11시에 일제히 부산을 바라보며 사이렌과 함께 1분간의 묵념을 하고 있다.
이들이 부산을 향해 묵념하는 것은 세계에서 유일한 UN군 전사자 무덤인 UN기념공원이 부산에 있기 때문이다. UN기념공원에는 미국, 영연방국, 터키 등 11개국의 전사자 2천300여명이 젊은 나이에 이름도 모르던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 생을 마감하고 잠들어 있다.
국가보훈처는 이날을 기념해 부산UN기념공원에서 각국 주한대사, 해외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부차원의 추모행사를 거행한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에 UN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해 UN기념공원에 안장돼 있는 영연방 4개국 전사자 유족 30여명을 초청해 UN기념공원 안장자 유족 초청행사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6·25전쟁에서 전사한 남편을 그리며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다 죽어서 남편 곁에 묻히고 싶다는 영국의 윌리엄 워드씨의 뜻을 받들어 이번에 어머니의 유해를 가지고 방한하는 니콜슨씨 부부도 포함되어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11월11일을 빼빼로데이로만 기억할 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세계가 부산을 향하여 고개를 숙이는 날로 기억하고 이역만리 낯선 타국에서 전사한 UN참전국 젊은이들을 추모하고 감사드리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윤미정(목포보훈지청 보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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